전시납북 10만 그 가족의 ‘피눈물’… KBS1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
입력 2013-07-25 17:41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KBS1·27일 오후 7시10분)
한국전쟁이 발발한 건 황용균(76·사진)씨가 열세 살 되던 해였다. 당시 황씨는 가족들과 함께 외갓집으로 피신했다. 어린 나이였지만 가족 생계에 보탬이 되고자 그는 담배 장사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황씨는 아버지마저 잃게 됐다. 아버지는 ‘곧 데리러 오마’라는 말만 남긴 채 북한으로 끌려갔다. 이후 황씨는 아버지 대신 가족을 부양해야 했고 학업도 포기해야 했다. 황씨는 아버지의 생사라도 알기 위해 아버지의 빈 유골함을 목에 걸고 유엔 대표부를 찾아간 적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아버지가 살아 있는지, 전쟁 이후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지 못한다.
김항태씨 역시 지금까지 한국전쟁 때 납북된 남편을 찾고 있다. 김씨 남편은 마을 사람들의 신임을 한몸에 받던 건실한 청년이었는데, 결혼한 지 1년 만에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북으로 끌려갔다. 김씨는 60년 넘게 남편의 소식을 듣지 못한 채 그리움을 가슴에 품고 평생을 살아왔다.
KBS가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기획한 특집 프로그램으로 전시납북자 문제를 다룬다. 전쟁 당시 가족에게 제대로 된 인사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북한에 끌려간 납북자 대다수는 지금까지 생사조차 확인이 안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시납북자 수가 무려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방송은 돌아오지 않는 가족을 그리워하며 평생을 보낸 사람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담아낸다. 전시납북자 문제가 지금까지 해결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도 짚어본다. 제작진은 “현대사의 비극인 한국전쟁이 남긴 우리 사회의 아픔을 보듬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