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WCC 부산총회 주제] (3) 정의·평화·생명②

입력 2013-07-25 17:43


‘한반도 평화’ ‘소외계층과의 연대’ 등 집중논의

정의와 평화의 문제는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오랜 주제다. 이번 WCC 부산총회에서 나흘간 진행되는 ‘에큐메니컬 대화’의 21개 주제 가운데 정의·평화 관련 대화 주제가 3분의 1을 차지한다. 그만큼 참석자들의 관심도 집중돼 있다.

‘정의’(Justice)는 WCC 창립 이래 에큐메니컬 운동의 주 관심사였지만 본격적으로 조명을 받은 것은 1966년 ‘교회와 사회’ 세계대회와 1968년 제4차 웁살라 총회에서 정의 추구의 긴급성이 제기되면서부터라고 보는 학자들이 많다.

‘평화’(Peace)는 1983년 제6차 밴쿠버 총회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밴쿠버 총회에서 WCC는 그동안 사용했던 JPSS(정의·참여·지속가능한 사회)의 의제를 JPIC(정의·평화·창조질서보전)로 전환했다. 참여의 P(participation)가 평화의 P(peace)로 바뀐 것이다. 생명 의제도 이 무렵 함께 등장했다.

이번 에큐메니컬 대화 내 정의·평화 분야에서는 ‘윤리적 안목’ ‘소외계층과의 연대’ ‘경제정의’ ‘인간 안보’ ‘한반도 평화’ ‘분쟁지역의 평화’ ‘아동인권’ 등의 주제가 다뤄진다. 한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대화 주제는 17번 ‘한반도:정의와 평화를 위한 연대’다. 이 대화에서는 한반도 분단 시점부터 최근까지 일어난 상황들에 대해 논의하고, 동북아 평화를 위한 해법들을 탐구한다. 에큐메니컬 대화 주제를 설명한 WCC 공식 문서는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에큐메니컬 진영의 협력을 촉진·강화하는 것이 이번 대화의 주된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장 조헌정(향린교회) 목사는 25일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대화에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 대표들이 참석해 북측의 입장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조그련 대표부가 방한한다면 한국교회가 마련한 행사에 북측 교회 관계자가 참석하는 첫 행사로 매우 의미 있는 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목사는 이번 대화에서 세계교회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논의하고, 특별성명서를 채택해 세계교회가 복잡한 한반도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생명·정의·평화를 위한 윤리적 안목’에서는 인간이 ‘옳음’과 ‘선함’의 문제에 직면할 때 겪게 되는 혼란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여러 질문들을 다룬다. 주된 토론 주제는 모든 생명체가 정의롭고 평화롭게 살기 위해 교회가 할 일은 무엇인가,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이루기 위해 교회가 취할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 등이다.

경제정의와 관련한 대화도 눈길을 끈다. ‘생명의 경제:탐욕 넘어서기’는 교회가 탐욕과 물질주의, 소비주의로 가득 찬 최근의 경제 환경을 어떻게 ‘영적인 충분함’으로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성지(聖地):누구의 정의, 어떤 평화?’에서는 종교적 갈등으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는 분쟁지역에 대한 신학적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