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성경구절 문자메시지 보냈다고 기독인 잇따라 체포

입력 2013-07-25 17:45

파키스탄에서 기독교인들이 성경 구절을 문자메시지로 보냈다는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인도 모닝스타뉴스는 이슬람 성직자에게 성경 구절을 문자메시지로 보낸 혐의로 파키스탄의 기독교인 부부가 체포됐다고 최근 보도했다. 파키스탄 중부 고즈라 지역의 무슬림 성직자인 라나 무하마드 에자즈는 기독교인 샤프카트 마시씨가 자신에게 ‘불경스러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마시씨 부부를 즉시 불경죄 혐의로 체포했다.

고즈라에서는 지난주에도 한 젊은 기독교인이 같은 혐의로 무기징역과 2000달러의 벌금을 선고받은 바 있다. 파키스탄 최대 도시인 카라치에서도 2011년 카마르 데이비드라는 기독교인이 문자메시지로 성경을 보냈다는 혐의로 수감됐다가 심장마비로 숨진 사건이 있었다고 모닝스타는 전했다.

마시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무슬림 성직자에게 성경 구절을 보낸 적이 없다”며 “경찰이 강압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고즈라 경찰 당국은 “불경스러운 메시지를 보낸 휴대폰이 마시씨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모닝스타는 “파키스탄에선 휴대전화의 유심카드를 갈아끼우는 식으로 문자메시지 송수신을 쉽게 조작할 수 있다”며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인이 억울한 일을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