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명 숨진 우면산 산사태 2주기,,유족들은 아직도 시위 중

입력 2013-07-25 17:06

[쿠키 사회] 16명의 목숨을 앗아간 우면산 산사태가 27일로 2주기를 맞지만 아직도 사고 원인을 놓고 유족과 서울시가 맞서는 등 사태가 일단락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우면산 산사태가 천재(天災) 성격이라는 내용의 1차 보고서에 유족들이 강하게 항의해 2차 원인 조사에 착수했지만 아직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25일 밝혔다.

1차 원인 조사를 맡은 한국지반공학회는 2011년 11월 제출한 보고서에서 우면산 산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자연적인 요인을 꼽았다. 기록적인 호우로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한 데다 흘러내린 돌과 흙더미, 나무 등이 배수로를 막은 것이 우면산 산사태의 주요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족들은 1차 보고서에 무분별한 산지 개발과 사방시설 부재 등 ‘인재(人災)’ 요소가 제외됐고 1차 조사 후 추가된 기상청, 경찰관 무전, 블랙박스 자료도 빠졌다며 반발했다.

시는 이에 대한토목학회와 서울연구원 공동으로 2차 원인 조사에 착수했고,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와 시민 토론회 등을 열어 2차 보고서를 작성하려했다. 지난해 5월과 7월 두 차례 전문가 토론회가 열렸지만 유족들이 반발해 아직 사고 원인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다.

시 도시안전실 관계자는 “조사는 마무리됐지만 일부 유족들이 이의를 제기해 보고서 작성이 늦어지고 있다”며 “계속 미룰 수는 없는 만큼 언젠가는 결론을 내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유족들은 ‘천재’로 규정된 보고서 수정을 요구하며 시청 앞에서 매일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2차 조사 보고서 제출이 늦어지면서 유족들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도 표류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서울시를 상대로 7건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유력한 증거자료가 될 2차 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아 재판이 길게는 1년 넘게 열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법원 인사로 재판을 담당했던 재판부의 판사가 모두 바뀌었다.

피해자들은 자체적으로 감정인을 선정해 조사를 하려해도 많게는 수억원이 넘는 감정비 때문에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유족들은 26일 서울시청 앞에서 2주기 추모식을 열 계획이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