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중퇴 학력 ‘우황청심원 신화’ 지다… 광동제약 창업주 최수부 회장 별세

입력 2013-07-24 19:17 수정 2013-07-24 23:15


광동제약 창업주인 최수부(78·사진) 회장이 24일 낮 12시30분쯤 강원도 평창의 용평리조트 골프클럽에서 가족과 골프를 친 뒤 사우나에 들어갔다가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최 회장은 휴가를 맞아 일행들과 부부 동반으로 골프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1936년 일본 후쿠오카현에서 철제품 공장을 운영하던 부친 밑에서 5남2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소학교 3학년 때 ‘조센징’이라고 놀리는 일본인 친구들을 혼내주다 퇴학당했다. 1년 뒤 귀국해 외가가 있는 대구 달성에 터를 잡았지만 부친이 앓아누우면서 학업을 중단하고 13세 때부터 가장 노릇을 했다. 산에서 나무를 해서 시장에 팔아 가족을 부양했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 4학년 중퇴다.

군복무를 마친 뒤 고려인삼산업사에서 외판원으로 일하며 제약업과 인연을 맺었다. 3년 동안 일해 모은 돈 300만원을 갖고 63년 광동제약을 창업했다. 최 회장은 73년 ‘거북표 원방 우황청심원’, 75년 ‘광동쌍화탕’ 등을 내놓으며 성공을 거뒀다.

97년 외환위기 때 부도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2001년 마시는 비타민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건 ‘비타500’을 시작으로 옥수수수염차 등을 출시해 국내 음료시장 판도를 뒤흔들기도 했다.

최 회장은 ‘최씨 고집’으로 유명했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매주 경기도 송탄공장을 찾아 사향, 우황 등 재료를 직접 고를 정도로 품질에 대한 고집이 남달랐다. 품질이 떨어지는 약재가 발각되면 공장에 날벼락이 떨어지곤 했다.

최 회장은 제약산업과 기업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목련장(1996년) 등 훈포장을 받았다. 대한경영학회(2008년) 등 국내외 기관이 수여하는 경영인상을 수차례 수상했다. 저서로는 ‘뚝심경영’(2004)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28일 오전 8시30분에 경기도 평택에 있는 광동제약 식품공장에서 열린다. 장지는 충남 천안 선영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일희(66) 여사와 최성원(44) 광동제약 사장 등 1남 4녀가 있다.

광동제약 경영권은 최 사장에게 안정적으로 승계될 전망이다. 서울대 경영학과와 일본 게이오대학원을 졸업한 최 사장은 20년 동안 경영수업을 받았다. 2005년 3월 사장에 올랐다.

김찬희 서윤경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