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쇼핑 관광 이제 그만”… 달라진 중국인들

입력 2013-07-24 17:55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트렌드가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단체로 버스를 타고 백화점을 찾아다니는 여행에서 개인 취향에 맞는 맞춤형 관광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중국인들의 새로운 관광 트렌드가 유럽 명품 브랜드들에게는 도전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스위스로 휴가를 다녀온 우멍베이씨는 “처음 유럽 여행을 했을 때는 쇼핑에만 몰두했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쇼핑이 우선순위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온라인 여행사를 운영하는 코너 양도 “쇼핑보다는 와이너리나 박물관 등을 여행 일정에 포함시켜 달라는 요구가 많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 변화는 앞으로 명품 업체들의 판매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유럽에서 지난 1분기 중국인 관광객의 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지만 1년 전 69% 증가율에 비해서는 급격히 둔화되는 모습이다.

그동안 단체 관광으로 상징되는 중국인의 해외여행 붐으로 인해 지난해 중국인의 해외 소비액은 전년 대비 40%나 늘어난 1020억 달러(약 113조6776억원)로 부동의 1위와 2위였던 독일과 미국을 제쳤다. 유럽 명품 브랜드들은 파리 쁘렝땅 같은 백화점에 앞다퉈 입점하며 쏟아져 들어오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게 ‘원 스톱 쇼핑’ 서비스를 제공했다. 중국인 점원도 고용하고 관광가이드에게 인센티브까지 줬다.

하지만 최근 개인 관광객이 여전히 단체 관광에 비해서는 적은 수이긴 하지만 눈의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2020년에는 중국인의 전체 해외 관광에서 개인 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단체 관광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인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는 크리스틴 루는 “단체관광객보다 개인 관광객을 상대하기가 훨씬 어렵다”면서 “단순히 상점에 중국어가 가능한 점원을 채용하는 것 이상의 일”이라고 말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