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나치전범 추적… 제보자에 거액 포상금

입력 2013-07-24 17:55

나치 전범을 단죄하려는 움직임이 독일 등 세계 곳곳에서 일고 있다. 유대인 학살 등에 가담하고도 죗값을 치르지 않은 나치 부역자들을 법정에 세우거나 그들로부터 사죄를 받겠다는 것이다.

국제 유대인 인권단체인 시몬 비젠탈 센터는 23일(현지시간) 베를린·함부르크·쾰른 등 독일 주요 도시에 포스터 2000여장을 내걸고 나치 전범 추적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포스터에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무수한 유대인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수용소의 정문 사진이 실렸다. 또 “수백만명의 무고한 사람이 나치 전범에게 희생당했다. 자유롭게 살아 있는 일부 가해자를 체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호소문과 함께 신고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비젠탈 센터는 제보로 나치 전범에 대한 체포나 기소가 이뤄질 경우 제보자에게 최대 2만5000유로(약 36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 단체는 아직 심판받지 않은 나치 전범이 독일에만 60명 정도 살아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탈리아에서는 오는 29일로 100세를 맞는 게슈타포 대위 출신 에릭 프리브케에게 사죄를 촉구하는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프리브케는 1944년 이탈리아 로마 부근 마을에서 나치가 유대인 75명 등 마을 주민 335명을 학살하는 데 가담한 혐의로 98년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고령에다 건강이 나쁘다는 이유로 이듬해 가택연금을 허가받고 감옥에서 나왔다.

지난 6월 헝가리 검찰은 나치의 유대인 압송에 가담했던 전직 경찰관 라슬로 차타리(98)를 기소했다. 프랑스에서는 “히틀러가 로마에서 충분히 죽이지 않았다”며 망언을 한 중도우파 민주독립연합(UDI) 질 부르둘레 하원의원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