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의원 선거 후폭풍… 日 민주당 자중지란 “전직 총리 2명 黨 나가라”
입력 2013-07-24 17:54 수정 2013-07-24 22:37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민주당이 심각한 선거 후유증을 앓고 있다. 가뜩이나 자민당 견제세력으로서의 면모를 잃어버린 상황에서 자중지란까지 벌어져 존재감은 더욱 희미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24일 가이에다 반리 민주당 대표가 이날 도쿄의 한 호텔에서 간 나오토 전 총리와 만나 해당 행위를 이유로 자발적인 탈당을 요구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한때 민주당 트리오 중 한 명이었던 간 전 총리에 대한 탈당 요구는 도쿄도 선거구 참패에서 비롯됐다. 5명을 뽑는 도쿄도 선거에서 민주당은 2명의 후보가 모두 떨어지고 공산당의 기라 요시코 후보가 당선되는 망신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간 전 총리는 민주당 후보가 아닌 공천에서 떨어진 무소속 후보를 지원해 당의 원성을 샀다. 가이에다 대표는 간 전 총리가 자발적으로 탈당하지 않으면 당 상임간사회에서 제명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간 전 총리에게 전달했다. 간 전 총리는 상임간사회에 출석해 “폐를 끼쳤다”고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탈당의사는 없다”고 분명히 했다. 일부 의원들도 간 전 총리 징계는 지나치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일본 언론은 간 전 총리가 선거 패배로 책임론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간 전 총리에 대한 출당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민주당 지도부의 분열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은 또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에 대해서도 제명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가 지난해 정계를 은퇴해 탈당하긴 했지만 지난달 중국에서 한 발언이 민주당 참패에 단초를 제공했다는 판단에서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6월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해 “일본이 훔친 것이라고 중국이 생각해도 할 말이 없다”고 해 보수층의 반발을 샀다. 그는 “아직 당의 징계가 결론 난 것은 아니며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주장했다”고 항변했다.
한편 극우발언을 쏟아내며 보수 성향 유권자를 자극했으나 신통치 않은 성적표를 받아든 일본유신회 역시 망언인사들끼리 선거책임론을 들고 나와 내홍을 겪고 있다. 유신회는 지난해 12월 중의원 선거에서 54석으로 일약 제3당으로 부상했으나 참의원 선거는 9석으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발단은 유신회 중의원 의원단 회장인 나카야마 나리아키 의원이 23일 한 인터넷 방송에서 하시모토 도루 공동대표에 대해 “대표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비난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격분한 하시모토 대표가 “구성원에 의해 뽑힌 대표에게 있을 수 없는 발언”이라며 “유신회에서 나가주기 바란다”고 반격을 가했다. 두 의원 모두 위안부 망언을 일삼던 사람들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