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에게 복음을”… 세계교회, 라마단 기간 맞아 30일 합심기도

입력 2013-07-24 17:45

‘기도로 무슬림을 사랑하자’.

‘무슬림을 위한 30일 기도운동’(기도운동)이 21년째 진행 중이다. 전 세계 교회는 공통의 기도제목으로 15억 이슬람권 주민을 생각하고 이들에게 복음이 전해지도록 기도하고 있다.

기도운동 측은 24일 “지난 20년간 기도를 통해 북아프리카 등 이슬람권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며 “교회와 성도들이 더 관심을 갖고 기도해 달라”고 밝혔다. 기도는 다음달 7일까지 이어지며 미국 호주 중국 브라질 등 전 세계 20개국에서는 홈페이지(30prayer.org)가 개설돼 기도제목을 제공하고 있다.

기도운동은 이슬람권의 금식기간이자 축제의 절기인 라마단(7월 9일∼8월 7일)과 맞물려 있다. 기도운동 측에 따르면 라마단에 기도시기를 맞춘 것은 이 기간 무슬림을 더 사랑하고 그들에게 기도를 집중하자는 취지에서다.

기도는 수많은 무슬림이 기독교 신앙에 눈뜨는 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의 기독교 위성방송인 SAT-7에 따르면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등에서는 ‘복음을 만나 자유롭게 됐다’는 고백이 이어지고 있다. SAT-7이 최근 ‘영혼의 자유(Free Souls)’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도 이 같은 변화 때문이다.

라마단은 이슬람력으로 9번째 달로 이슬람교 신앙의 ‘5대 기둥’으로 불린다. 동틀녘부터 해질 때까지 음식과 음료, 흡연, 성행위 등이 모두 금지되며 ‘절제’와 ‘나눔’이 강조된다. 저녁엔 만찬과 축제의 장이 펼쳐진다.

하지만 요즘 이슬람 국가들의 라마단은 ‘축제’에 더 치중하고 있다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요르단타임스 등에 따르면 라마단 기간에 호텔이나 식당, 바 등지에서 열리는 저녁 특별 이벤트는 다양한 식단과 함께 제공된다. 일종의 ‘라마단 특수’인 셈이다.

이집트는 2년여간 지속되고 있는 혁명기를 거치면서 축제 분위기는 줄었다. 단적인 사례는 일몰 이후 첫 식사인 ‘이프타르’의 변화다. 이전까지 ‘이프타르’는 하루 금식 후 첫 식사로 가족이나 이웃과 함께 시행됐지만 올해는 이 식사를 기준으로 시위가 열리고 있다. 반무르시 진영의 시위대는 타흐리르 광장에서, 친무르시 시위대는 나흐다 광장에서 ‘이프타르’를 마친 후 시위를 시작한다고 현지에 거주하는 한인 이모(47)씨가 전했다.

기도운동 관계자는 “기도는 이슬람권에 살고 있는 현지 기독교인들을 격려하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며 “신앙 때문에 고통받는 기독교인들을 위로하고 그들이 빛으로 살아가도록 기도해 달라”고 덧붙였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