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한 1년 보낸 로이킴 “1년의 깨달음, 내게 스며드는 시간 갖고 싶어”

입력 2013-07-24 17:33


가수 로이킴(본명 김상우·20·사진)이 보낸 지난 1년은 파란만장했다. 이제 갓 20대의 문턱에 올라 선 그는 희로애락의 극단을 오가는 롤러코스터에 탄 것 마냥 누구보다 다사다난한 1년을 보냈다.

로이킴은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미국 명문대(조지타운대 경영학과)에 입학 예정이던 ‘엄친아’였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4’(Mnet)에 출전, 우승을 거머쥐면서 그의 삶은 달라졌다.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됐고 지난 4월 발표한 곡 ‘봄봄봄’은 공전의 히트를 쳤다. 이 노래는 싸이와 조용필, 두 가요계 거물이 당시 발표한 신곡과 경합을 펼치며 각종 차트 1위에 랭크됐다. 지난달 25일 내놓은 첫 정규 음반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 역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특히 ‘봄봄봄’이 인디 뮤지션 어쿠스틱 레인의 ‘러브 이즈 캐논(Love is Canon)’ 멜로디를 베꼈다는 의혹이 최근 불거지면서 로이킴은 곤욕을 치렀다. 온라인상에는 그를 비난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고, 앨범에 수록된 다른 곡들까지 표절 시비를 낳았다.

현재 로이킴의 심경은 어떠할까.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로이킴을 만났다. 그는 어떤 질문을 받든 진중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로 답변을 이어갔다.



-혹독한 데뷔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데.

“아직은 내게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나조차 잘 모르겠다. 누구보다 바쁘게 달려왔고, 누구보다 많은 일을 겪었다. 잠시 쉬면서 나를 추스르고 싶다. 1년 동안 깨달은 부분이 충분히 내 생각과 몸에 스며드는, 그런 시간을 갖고 싶다.”

-최근 제기된 표절 의혹에 대한 심경은 어떠한가.

“힘들고 속상하다. 많은 분들이 좋지 않은 시선으로 나를 바라본다. 억울한 측면이 없지 않다. 대중의 비판이 전부 이해가 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나에게도 어떤 잘못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도 든다. 짧은 시간에 큰 행복을 누렸으니 하늘에서 자만하지 말고 더 배우고 익히라는 뜻에서 이런 시간을 주신 게 아닐까 하는….”

-억울한 부분이 있다는 건 무슨 뜻인가.

“구체적으로 이러한 부분이 억울하다고 설명하고 싶지 않다. 억울하다고 표현하면 할수록 나 자신만 더 힘들어질 거 같다. 소문 중에는 왜곡된 것도 많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지난달 수록곡 전곡(9곡)을 자작곡으로 채운 첫 정규 음반을 발표했다. 소감을 말하자면.

“뿌듯하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내가 쓴 노래가 멋지게 편곡돼서 나오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았다. 음반을 만드는 내내 행복했다. 성패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앨범을 제작하며 염두에 뒀던 건 사람들이 들으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음악을 만들어보자는 거였다.”

-지난 4월 발표된 ‘봄봄봄’의 경우 큰 성공을 거두었다.

“‘봄봄봄’은 ‘로이킴은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에요’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 소박한 마음에서 내놓은 곡이었는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인기란 게 내가 바란다고 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라 내가 행복한 걸 하다보면 덤으로 따라오는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학업과 음악 중 진정 자신이 원하는 길은 어디인가.

“일단 학교는 원칙적으로는 1년 이상 휴학이 안 되기 때문에 당장 오는 9월 미국으로 돌아가야 할 수도 있다. 현재는 휴학 기간 연장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학교로 돌아간다 해서 음악을 그만두는 건 아니다. 내게 음악은 평생 함께 걸어가고 싶은, 친구 같은 존재다.”

-어떤 뮤지션이 되고 싶나.

“내 나이에 맞는 음악을 꾸준히 해나가는 가수가 되는 게 꿈이다. 큰 변화는 없더라도 나이가 들수록 내 음악도 자연스럽게 성숙해졌으면 좋겠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