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언어청정기가 필요하다
입력 2013-07-24 17:27
과도하게 선정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한 여성 연예인이 얼마 전 자신의 SNS에 이런 글을 올렸다. “제게 관심은 직장인 월급과 같고, 무관심은 퇴직을 의미해요. 월급을 받아야 살 수 있는 것. 하지만 월급이 삶의 목표가 아니듯, 제 목표도 관심이 아니에요. 훌륭한 연기자가 되는 것이에요.” 옳고 그름을 떠나 이 말은 우리 사회의 엄연한 현실을 보여준다. 오죽하면 ‘악플(악성 댓글)보다 더 나쁜 것이 무플(댓글 없음)’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최근 부쩍 늘고 있는 막말 파문들은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의도적으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켜 대중의 관심을 모으는 홍보 방법)일 수도 있다. 즉, 사회적 비판을 감수하면서라도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켜보겠다는 불순한 의도가 엿보인다는 뜻이다.
하지만 연일 사회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막말 파문들을 불가피하게 보고 듣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런 현상이 달가울 리 없다. 우선 많은 사람이 자극적이고 몰상식한 막말들 때문에 불필요하게 흥분하게 되고, 때로는 그 이슈들에 함몰되어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게 된다. 그리고 일반 언론들마저 낯뜨거운 추문이나 쫓아다니는 ‘황색언론(yellow journalism)’으로 전락하게 된다. 또한 막말에 동원된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언어들은 전염성 높은 오염물질이 되어 대중들의 머리와 가슴을 황폐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현재 우리 사회에는 넘쳐나는 막말들을 정화시켜줄 공간과 기회가 절실히 필요하다. 마치 도심의 숲이 도시의 오염된 공기를 정화시키듯, 막말 공해에 시달리는 우리 사회 속에 맑고 신선한 언어를 공급해줄 기관과 이벤트들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원칙적으로는 공교육기관들이 우리 사회의 언어순화 및 정화를 감당해주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가장 혼탁한 언어가 사용되는 공간들 중 하나가 되고 말았다. 각종 연구조사 결과들은 어린아이들과 청소년들의 일상이 얼마나 욕설과 언어폭력에 찌들어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가정폭력 사건들은 우리의 가정들 역시 거친 막말에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사회에서 폭주하는 막말 현상을 해결할 주체가 없는 걸까. 아니다. 모든 막말들의 본질이 무정(無情) 또는 미움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무한한 사랑을 외치는 교회가 사회를 위한 언어청정기가 되는 것은 당연하고도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교회가 사회에 공급해야 할 사랑의 언어는 입술에 발린 가식적인 아첨이 아니다. 단 한 마디를 말하더라도 진심과 정성이 담겨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반드시 구체적인 행동이 따라 붙어야 한다.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요일 3:18).
만일 한국교회가 진정한 사랑의 언어를 풍성하게 공급하는 샘이 되어 우리 사회를 효과적으로 치유할 수만 있다면 우리 사회 곳곳이 기쁨과 행복으로 밝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실추된 한국교회의 명예와 권위도 회복될 것이다. 우리의 입술이 축복의 샘이 되도록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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