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없는 서울 만든다”
입력 2013-07-24 05:03 수정 2013-07-24 15:28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서 홀로 지내던 홍모(71) 할아버지는 지난 4월 7일 외롭게 숨을 거뒀다. 아들·딸이 있었지만 지난 수년간 전혀 왕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당시 홍씨는 누군가를 기다린 듯 방문턱에 앉아있는 상태였다. 다행히 시신은 구 사회복지 담당자가 발견해 병원 및 구 장례지원봉사단의 도움으로 장례를 마쳤다.
‘고독사’는 혼자 죽음을 맞고 시간이 흐른 뒤 발견되는 죽음을 뜻한다. 주로 1인 가구, 특히 65세 이상 독거노인에게서 발견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65세 이상 독거노인은 2000년 54만명에서 지난해 119만명까지 늘었다. 또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전국 무연고 사망자 역시 2009년 587명에서 2010년 636명, 2011년 727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서울 자치구들은 지역주민 등과 네트워크를 구성, 독거노인을 돌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노원구는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고독사 예방 종합대책 ‘아름다운 여정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구는 올해 ‘어르신 돌봄 지원센터’를 마련하고 독거노인 등록·관리시스템도 구축, 관내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건강이 양호한 노인에게는 회고 및 성찰의 기회와 건강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한편 거동이 불편한 경우 말벗 및 호스피스를 파견해준다. 특히 임종에는 기독교 등 지역 종교단체가 주축이 된 추모단이 곁을 지켜주고, 주민들은 장례지원봉사단을 구성해 발인 등을 맡는다. 또 관내 원자력병원 등 3개 병원은 영안실을 제공하며, 구는 유품 정리 등 사후처리까지 해준다.
양천구도 ‘민·관이 함께 하는 아름다운 동행’ 사업을 펼치고 있다. 65세 이상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거쳐 기록 관리 및 방문간호 등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지원한다. 사후에는 관내 병원 및 ㈔대한장례인협회 등과 함께 고인 생전에 작성된 임종노트를 바탕으로 존엄한 추모의식과 장례를 제공한다.
영등포구는 고독사의 주요 원인인 고립과 단절을 막기 위해 지난 4월 지역 독거노인 두레모임 ‘함께살이’ 사업을 시작했다. 사회활동이 가능한 140명의 ‘밀알’ 독거노인들이 거동 불편한 다른 독거노인들을 살피면서 반찬을 나누고, 병원에 동행하는 등 도움을 주고 있다. 이는 보건복지부 독거노인 종합지원대책 중 하나로 선정돼 전국에 보급될 예정이다.
한편, 중구는 지난해 8월부터 중부경찰서 및 중부소방서 등과 함께 24시간 순찰로 독거 치매노인들의 안전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최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