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金 대화록’ 증발] 박지원 “민주당 어떡하나” 할 말 잃은 지도부 ‘멘붕’

입력 2013-07-23 21:58

민주당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은 정계은퇴까지 언급하며 초강수를 뒀던 문재인 의원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을 끝내자”는 성명을 내놓자 할 말을 잃은 분위기다. ‘대화록 실종’으로 당이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불난 집에 기름까지 끼얹는 발언이란 것이다.

일각에서는 “유감표명까지는 아니더라도 대화록 행방에 대한 입장, 향후 대응책은 언급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황당해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23일 트위터를 통해 “문 의원 주장은 만시지탄이지만 옳은 말”이라면서도 “그렇다면 (대화록 열람 주장 등) 시작을 안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일 열람 찬반 여부를 묻는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이어 “민주당과 국민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며 “새누리당 전술에 민주당이 끌려만 다니니 좋은 기회를 다 놓치고 있다”고 한탄했다.

지도부도 ‘멘붕’이다. 지도부가 “언급을 자제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지만 문 의원은 통보만 한 채 성명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한길 대표는 ‘선(先) 국정조사, 후(後) 열람’을 주장했었다. 하지만 문 의원이 정치생명까지 걸자 밀어준 것이다. 갈등 양상으로 비치지 않게 하기 위해 열람위원, 국조특위까지도 친노(親盧·친노무현) 인사로 채워줬다”면서 “하지만 똘똘 뭉친 친노와 문 의원 말 한마디로 당 지도부는 엉망이 됐다”고 비판했다.

다른 의원도 “24일이 국정원 국조 기관보고 첫날이고 여권이 제기한 문 의원 책임론도 며칠만 참았으면 잠잠해지는 거 아니냐. 왜 불 불이고 돌 던지는 행동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