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유통업계 라이벌, 司正 정국에 살얼음판
입력 2013-07-24 03:58
유통업계의 오랜 라이벌 신세계와 롯데가 상반된 상황을 맞고 있다.
신세계는 노동조합 설립 방해와 직원 불법사찰 등의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정용진 부회장이 무혐의 처리돼 한숨을 돌렸다. 최근 한화, SK 등 대기업 총수들이 줄줄이 구속을 면치 못하고 있던 가운데 이례적인 결과다.
다만 신세계는 정 부회장의 무혐의 처분에도 마냥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다. 이마트의 부당노동행위 혐의가 확인돼 다른 임직원들이 검찰에 송치된 데다 봐주기 논란 등 비난 여론이 일까 우려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오너가 처벌을 받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상당수 임원들이 검찰에 송치됐기 때문에 자숙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결과에 대해 비난 여론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오랜 조사기간에도 혐의가 발견되지 않았다면 혐의가 없었던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당시 정 부회장은 이마트 공동 대표였지만 업무분장에 따라 대외적인 부분을 맡고 있어 내부의 세세한 일까지 보고받지 않았다. 신세계의 기업문화를 안다면 무혐의 처분 결과에 수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제2 롯데월드 건축허가 등 이명박 정부 시절 최대 수혜를 받은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롯데는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현재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시네마 등 롯데쇼핑 4개 사업본부가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롯데쇼핑과 계열사 간 내부거래 부분이 집중 조사 대상이다. 이번 조사는 검찰 조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롯데는 조만간 국세청으로부터 상주 조사 여부와 추가 서류 제출 등에 대한 통보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요즘 분위기 때문에 세간에 떠도는 설이 많지만 이번 조사의 진위와 배경에 대해 섣불리 추측할 수 없다”며 “4년마다 돌아오는 정기 세무조사와 시기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우선 그런 맥락으로 받아들이고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