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위승계 서열3위, 로열 베이비 탄생” 영국 들썩… 미들턴 왕세손비, 아들 출산
입력 2013-07-23 17:55 수정 2013-07-24 00:53
‘로열 베이비’의 탄생으로 영국이 들썩이고 있다.
영국 윌리엄(31)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31) 왕세손비 부부가 2011년 4월 ‘세기의 결혼식’을 치른 지 2년3개월 만에 첫 아들을 낳았다. 영국 왕실은 미들턴 왕세손비가 22일 오후 4시24분(현지시간) 런던 세인트 메리 병원 린도윙에서 3.79㎏의 건강한 아들을 순산했다고 발표했다. 세인트 메리 병원은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가 태어난 곳이다.
이름이 공식 발표되기 전 ‘케임브리지 왕자’로 불리게 될 로열 베이비는 할아버지 찰스 왕세자와 아버지 윌리엄 왕세손에 이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왕위를 물려받을 승계 서열 3위다. 영국 왕실 역사상 국왕 재위 중 4대에 걸친 승계 체제가 정해진 것은 1901년까지 재위한 빅토리아 여왕 시대 이후 112년 만이다.
이날 1982년 윌리엄 왕세손의 출생 발표에 쓰였던 받침대 위에 “왕세손비와 아이 모두 건강하다”는 공고문이 붙자 버킹엄궁 광장에 모여 있던 1000여명의 시민과 관광객들은 일제히 환호했다고 BBC는 전했다. 병원 앞에 모여든 이들은 아기 얼굴이 공개되기를 기다렸다. 사내 아기 출산을 기념해 트라팔가 광장의 분수는 파란색으로 물들었다. 영국 식민지였던 미국의 나이아가라 폭포도 관광객들을 위해 푸른 조명을 켰다.
아기 이름은 미들턴이 퇴원하면서 공식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언론들은 아기 이름으로 ‘조지’가 1순위로 꼽히고 있고, 이어 제임스, 알렉산더, 루이스, 헨리 등의 순이라고 보도했다. 윌리엄 왕세손의 이름은 출산 후 1주일 뒤, 해리 왕자는 퇴원 당일 공식 발표됐다.
찰스 왕세자 부부는 성명을 통해 “첫 손자의 탄생에 기쁨을 금할 수 없다”며 “우리 부부에게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특별한 순간”이라고 기쁨을 전했다.
전 세계 지도자들의 축하 인사도 속속 전해졌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왕세손 부부의 첫 아들 출산을 모든 국민이 축하할 것”이라고 밝혔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부도 “영국과 미국을 위한 약속과 기회의 시간에 로열 베이비가 태어났다. 미국인들도 영국 국민의 축하에 동참하게 돼 기쁘다”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영국 유통 리서치 센터는 아기 탄생에 따른 소비유발 효과는 2011년 윌리엄 왕세손 부부 결혼식 때의 1억6300만 파운드(약 2782억원)를 뛰어넘는 2억4300만 파운드(약 415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에서는 벌써부터 로열 베이비와 연관된 기저귀, 아동복을 비롯해 왕좌(王座) 모양의 아동용 변기까지 팔리고 있다.
모든 영국인이 들떠 있는 것은 아니다. 유명 방송인 바네사 펠츠는 자신이 진행하는 BBC 라디오 방송에서 “제발 너무 많은 시간을 로열 베이비 탄생 소식에 할애하지 말기를 애원한다”는 한 청취자의 글을 읽기도 했다고 CNN은 전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