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사회봉사활동 이젠 패러다임 바꿔야”

입력 2013-07-23 17:52


한국기독교사회봉사회(기사봉)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23일 기념예배 및 심포지엄을 열고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봉사 전략을 세워 다소 침체됐던 사역을 강화키로 했다.

이날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선 한국교회의 사회봉사활동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최윤식 소장은 “한국교회는 주로 가난하거나 병에 걸린 사람들을 치유하는 사역을 통해 부흥의 초석을 마련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사역 모델을 찾는 데 역량을 쏟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고령화 시대, 다인종 국가로의 변화, 이념 및 계층 간 갈등에 한국교회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최 소장은 ‘위기의 한국교회, 그 혁신적 선교 방향’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급격한 변화에 관심을 갖지 않고 개교회 중심의 성장에만 몰두한다면 한국교회 위기는 더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의식을 받아들여 기사봉은 시대 흐름에 뒤처지지 않는 사역에 초점을 맞춘다는 비전을 세웠다. 우선 사회안전망에서 벗어나기 쉬운 성폭력 및 가정폭력 피해 여성과 어린이, 이주여성, 새터민 등을 위한 복지시설인 에큐메니컬봉사관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기금 2억원을 2017년까지 모을 계획이다.

에큐메니컬자원봉사단도 구성한다. 기사봉에 참여하는 9개 교단에서 10여명씩 모두 90여명의 크리스천 봉사단을 꾸려 폭우, 산사태 등 재해 현장에 곧바로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또 지난 5월 출범한 수원지회를 포함해 수도권·충북·강원·전라·경상도에 기사봉 지회를 설립할 예정이다.

기사봉 총무 김일환 목사는 “9년 전 외부 지원이 일부 중단됐고 여러 교계 봉사단체들이 나오면서 활동이 위축된 측면이 있다”며 “한국교회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사회적 역할에 힘을 쏟을 수 있도록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날 창립기념예배에는 기사봉 이사장 정의선 목사, 상임이사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를 비롯한 교계 인사들이 참여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조일래 총회장은 설교에서 한국교회가 다시 한 번 낮은 곳으로 임하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데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기사봉은 1963년 7월 개신교 교단 5곳, 기독교기관 10곳, 기독학교 19곳, 기독병원 4곳이 중심이 돼 창립됐으며 국내외 빈곤국가 및 재난현장 구호, 지원사업 등을 펴왔다. 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구세군을 비롯해 9개 교단이 참여한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