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소득 1% 증가할 때마다 자녀 건강 좋을 확률 1∼2%P↑

입력 2013-07-23 17:57

부모의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자녀의 건강상태가 더 양호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모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자녀 세대의 건강 불평등으로 대물림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3일 공개한 ‘가정환경 요인에 따른 아동기 건강격차와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 소득이 1% 증가할 때 자녀 건강이 매우 좋거나 좋을 확률이 1∼2% 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건강은 부모가 평가하는 자녀의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0∼5세 아동이 건강할 확률은 소득상위 20% 가구가 78.7%로 소득하위 20% 가구(72.7%)보다 6.0% 높았다. 12∼18세 자녀가 건강할 확률은 상위 20%가 70.7%, 하위 20%가 60.9%로 격차가 더 컸다.

또 부모의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빈혈, 아토피, 부비동염 등과 같은 질환의 진단연령이 평균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수준에 따라 의료 접근도에 차이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의료 이용도의 차이는 건강보험 의료비의 높은 자기부담률 등 경제적 이유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보조지표로 혈중 철 저장량을 측정하는 페리틴 수치와 혈압 수치를 활용한 분석에서도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자녀 건강상태가 더 양호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보고서는 “건강격차는 건강이 형성되는 과정의 여러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다”며 “예방·진단 의료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해 격차를 사전적으로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