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교폭력 근절 위해 교사들이 더 열정 가져야

입력 2013-07-23 17:48

정부가 23일 ‘현장중심 학교폭력 대책’을 내놓으면서 2017년부터 10시간 단위의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학교교육과정에 반영하기로 했다. 학교폭력은 가정과 학교에서의 인성교육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만시지탄이다.

학교폭력은 폭력에 관대한 우리 사회가 낳은 괴물이다. 친구를 때릴지언정 밖에서 맞고 들어오는 것에 대해선 용납하지 않는 부모들의 빗나간 자식사랑이 아이들로 하여금 폭력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만든 측면이 있다. 학교 측은 문제를 키우지 않기 위해 폭력을 당한 학생이 침묵하게 하지는 않았는지 짚어봐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남을 배려하는 문화를 가르치고, 폭력은 엄연한 범죄행위라는 것을 각인시켜야 한다. 미국의 경우 다른 학생을 공격적으로 밀치기만 해도 폭력으로 간주해 학부모에게 경고하고 재발할 경우 정학을 시키고 있다. 다른 사람의 옷깃을 스치기만 해도 ‘실례합니다’를 입에 달고 사는 미국의 배려 문화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주홍글씨’ 논란을 빚은 학교생활기록부의 학교폭력 가해 사실 기재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를 거쳐 졸업 후 삭제토록 하고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대안학급을 운영토록 한 것은 탈선했던 가해학생들을 포용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그러나 근본 대책이 안 보인다. CCTV에 잡히지 않는 사각지대로 끌고 가 집단폭행을 가하는 중대한 범죄행위에 대해선 엄중하게 처벌해야 마땅하다. 가해학생은 버젓이 학교를 다니고 피해학생들이 보복이 두려워 전학을 가거나 자살로 항거하는 사태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독일처럼 3번째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퇴학처분하고 100㎞ 이상 떨어진 곳으로 전학가게 하는 ‘학교폭력 3진 아웃제’ 시행을 검토해볼 만하다.

학교폭력은 입시·학벌경쟁에 시달리는 탈출구 없는 아이들의 소리 없는 외침이다. 이런 외침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들을 끊임없는 경쟁사회로 내몰아 황폐화시키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문화를 파괴하는 현행 입시교육을 개선하지 않으면 학교폭력 근절은 한낱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