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교사들 ‘스승의 길’ 영적 재충전… NCCK 경기도 양평 ‘교사 공감힐링캠프’ 현장
입력 2013-07-23 17:32 수정 2013-07-23 20:22
빠르게 변화하는 교육 환경, 점점 커져가는 아이들과의 정서적 거리감, 바쁜 학사 일정 등으로 지친 대한민국 교사들을 위해 한국교회가 ‘힐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23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연수리의 한 펜션에서 제2회 대한민국교사 공감힐링캠프 ‘교사, 교육을 디자인하다’가 열렸다.
거센 장맛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서울 은평구에 있는 중·고교 교사 4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24일까지 이어진 캠프에서 학생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을 배우고, 음악과 마임 등 문화공연을 통해 지친 심신에 위로를 얻었다. 참석키로 했던 다른 교사 6명은 기상악화로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했다.
첫 강연을 맡은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오원웅 박사는 수치심과 분노, 존경 등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능력을 키워 학생들과의 거리감을 좁힐 수 있는 노하우를 전했다. 교사들은 오 박사의 강의를 꼼꼼하게 메모하며 경청했다. 강의를 듣는 교사들의 얼굴에서는 웃음꽃이 떠나지 않았다.
강연에 이어 교사들만을 위한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클래식기타리스트 서정실씨는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와 프란체스카 타레가의 ‘알함브라궁전의추억’ 등 모두 10곡을 연주했다. 고즈넉한 선율의 클래식 기타 소리는 펜션 뒷편으로 흐르는 계곡의 거센 물소리와 아름답게 어우러졌다. 이어진 마임이스트 이두성씨의 공연에서는 교사들이 직접 마임공연에 참여했다. 몸짓만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훈련을 거친 교사들은 “말없는 대다수 학생들의 감정을 더욱 세심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교사들은 지난 1월 개최됐던 제주도 캠프에 이어 다시 이곳을 찾았다. 교직 28년차인 최미경(50·여) 교사는 “1회 캠프에서 배운 수업 방법을 실제로 현장에서 적용해 봤는데, 피드백이 굉장히 좋았다”며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에게도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기 때문에 동료들에게도 이 프로그램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곽재은(46·여) 교사는 “행정업무와 수업을 병행하면서 아이들까지 돌보다 보면 학기말에는 에너지가 방전된다”며 “이번 힐링캠프로 지친 몸과 마음이 충전됐고 정서적으로도 충만해져 다음 학기에 아이들에게 이 힘을 나눠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교육훈련원이 지역교회의 후원으로 진행 중인 교사힐링캠프는 지난 1월 처음 시작됐다. 1회 캠프는 제주도에서 은평구 지역 교사 25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으며 전체 예산은 서문교회(손달익 목사)와 창동염광교회(황성은 목사) 등 7개 교회의 후원금으로 마련했다. 3회 힐링캠프는 다음달 대구지역 중·고교 교사 25명을 제주도로 초청해 개최하며, 연내 서울 은평구, 대구 이외 지역으로 힐링캠프를 확대될 예정이다.
배경임 NCCK 훈련원 부장은 “캠프를 진행하면서 교사들이 정서회복 못지않게 전문성 회복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한국교회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교육 분야인데, 교사들을 세우는 일에 함께 주시면 교회의 공공성도 함께 회복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양평=글·사진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