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의 시편] 백령도에서 열리는 성경학교
입력 2013-07-23 17:13
이번 여름 우리 교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경학교는 백령도에서 갖게 됩니다. 보다 좋은 장소를 찾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백령도 어린이 친구들과 연합으로 진행하며 그곳 어린이들을 섬긴다는 의미입니다.
백령도에는 10개의 교회가 있습니다. 그 교회들의 초등학생은 모두 90명 정도이고 유치부 어린이도 50여명 됩니다. 백령도에 있는 교회들이 각각 자체적으로 성경학교를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협력이 있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 성경학교를 그들과 함께하며 그곳 어린이들을 함께 섬기기로 한 것입니다. 내년에는 이 친구들을 우리 교회로 초청할 예정입니다. 매년 농어촌 학생들과 함께 성경학교나 수련회를 하는 것이 익숙하기 때문에 처음으로 만나는 친구들과 별 어려움 없이 프로그램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교회 학생들이 농촌을 찾아가기도 하고 농촌 친구들을 우리 교회로 초대해 성경학교를 함께해 왔기 때문입니다.
이런 성경학교는 우리가 농어촌을 섬기고 도움을 준다는 것보다 오히려 우리 교회나 학생들에게 유익합니다. 어려서부터 살벌한 경쟁에 내몰리며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적 사고에 빠지기 쉬운 우리 도시 학생들에게 서로를 배려하는 기회를 줍니다. 도시 학생들은 처음 만나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는 친구들과 어우러져 함께 교제하면서 더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고 다른 세계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일방적으로 나누고 베푸는 것이 아니라 얻는 것이 많은 셈입니다. 그래서 이 즐거움과 유익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또 새로운 친구들을 찾아 나서곤 합니다.
한국교회의 양극화 현상은 매우 심각합니다. 70∼80%나 되는 교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농어촌의 형편은 더욱 열악합니다. 주일학교를 운영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현실입니다. 주님께서는 이런 아픔을 지닌 교회의 문제를 힘 있는 교회의 사랑과 섬김으로 해결하기를 원하실 것입니다. 조금 넉넉한 교회가 그렇지 못한 교회들을 섬기고 나누면 한국교회는 생동감이 넘치며 희망 가득한 교회로 바뀔 것입니다. 내 교회 키우기에만 급급하고, 조금씩 나눠주면서 혜택을 베푼다는 마음으로 힘자랑하기보다 진정으로 함께 섬긴다면, 그래서 이 땅의 교회가 하나임을 구체적으로 실천해 간다면 한국교회는 매우 건강해질 것입니다.
내 몸집 키우기보다는 커지기 전에 나눌 수 있는 건강함을 유지한다면 지금까지 보여준 한국교회의 갈등은 해소되며 교회가 사회의 지탄 대상이 되는 모습들은 점차 사라질 것입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교회가 이 세상의 희망으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교회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진실하게 섬기면서 나누는 길뿐입니다. 주변을 돌아봅시다. 함께 나누면서 함께 건강해지는 교회를 꿈꿉시다.
<산정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