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의 기적] 지극히 작은자, 엘리제… 피부병과 40도 고열 고통서 해방되는 그 날은 언제?

입력 2013-07-23 16:58


부룬디는 한국의 약 4분의 1 크기의 작은 면적을 가진 나라다. 오랜 내전으로 30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40만명이 난민이 돼 국내외를 떠돈다. 2005년 평화협정을 체결함으로써 내전은 종식됐지만 교육, 보건 등 사회기반시설이 파괴됐고 설상가상 기후변화의 타격을 받아 농업 생산량이 크게 감소해 주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월드비전은 킨잔자 지역에서 2011년부터 다양한 지역개발사업을 하고 있다. 킨잔자 지역개발사업장 팀장 페르디난드는 “월드비전은 주민들과 협력하여 지역을 잘 개발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며, 지역주민 단체를 조직하는 일과 그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일을 돕습니다. 이 역량 강화사업을 통해 아동을 포함한 주민들 스스로 진정한 변화의 주체라는 것을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숙소에서 약 1시간30분 비포장 도로를 한참 지나 도착한 작은 마을에서 5남매를 둔 엄마 콘스탄틴을 만났다. 이 가족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는데 모두 다 같은 피부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막내 엘리제는 가려움을 참지 못해 온 몸을 긁었고 작은 아이의 몸에는 물집과 피딱지가 가득했다.

“아이에게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엄마로서 정말 미안하고 속상합니다. 아이들을 하루 한 끼라도 먹이기 위해선 이 일을 해야 합니다. 고된 노동이 힘들지만 엄마이기에 참고 견딜 수밖에 없습니다.” 콘스탄틴의 눈에서는 깊은 슬픔이 느껴졌다.

엘리제를 안고 가장 가까운 보건소로 향했다. 엘리제의 상태가 궁금했고 몸에 열이 있는 듯했다. 보건소에 도착하자마다 엘리제의 체온부터 확인했다. 열이 무려 40도. 작은 몸으로 엘리제는 피부병과 고열의 고통을 그대로 느끼며 삶을 이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급하게 열을 내릴 수 있는 주사를 맞고 피부에 바를 연고를 구입했다. 그러나 전염병이 강한 피부병은 오염된 물과 깨끗하지 못한 환경에서 사는 엘리제에게는 일시적인 방법에 불과했다. 우리는 엘리제의 가족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피부병 약과 연고를 구입하여 전달했다.

마태복음 25장 40절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라는 말씀이 있다. 부룬디에 있는 내내 이 지극히 작은 자인 엘리제를 보며 묵상했던 말씀이다. 월드비전 직원으로 출장을 다니면서 수많은 지극히 작은 자를 보게 된다. 이럴 때마다 하나님의 마음을 생각한다. 이 작은 자를 보듬고 위로하는 일이 나의 일이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하나의 과제가 아닐까.

김지현(월드비전 교회협력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