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살았다고요? 배울 게 너무 많아요"…보건소의 자서전 대필 봉사
입력 2013-07-23 15:46
[쿠키 사회] “내 평생에 자서전을 만들 거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는데 참으로 감사하네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덕은동에서 혼자 살고 있는 주모(67) 할머니는 지난 22일 자신의 집에서 자서전 선물을 받아들고서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내 인생의 1막’이라는 제목을 단 41쪽짜리 소책자에는 주 할머니의 인생 역정이 진솔하면서도 예쁘게 그려져 있다.
덕양구보건소가 방문건강관리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자서전 만들어 드리기’ 사업을 벌여 주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보건소 방문간호사들은 이날 할머니 2명을 찾아가 사업의 첫 결과물을 전달했다. 토당동 조모(82) 할머니에게는 ‘연꽃’이라는 자서전을 전했다.
덕양구보건소의 이 사업은 지난 1월 실습생으로 온 강원도 강릉의 관동대학교 간호학과 학생들에 의해 시작됐다. 보건소 직원들과 함께 방문간호를 하던 학생들이 “어르신들에게 뜻 깊은 선물을 해드리자”면서 자서전 만들기를 제안한 것이다.
이번 자서전 만들기 과정에는 고윤진·이아름·권민정·남기현·이민지씨 등 학생 5명이 수시로 어르신들의 말벗이 돼주면서 대필을 했다. 학생들은 “어르신들의 삶을 간접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다”고 입을 모았다.
덕양구보건소는 이번 사업이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자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윤명옥 보건행정과장은 23일 “자서전 써드리기가 외롭고 힘들게 살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삶의 의미를 더해주는 가치 있는 일임을 확인했다”며 “네 분의 어르신을 더 선정해 바로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양=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수익 선임기자 sag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