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구본준 체제’ 2년 7개월 “성과내는 조직으로”
입력 2013-07-22 19:02 수정 2013-07-22 22:06
LG전자는 다음달 7일 미국 뉴욕에서 차세대 전략폰 G2 출시 발표회를 연다. LG전자가 해외에서 스마트폰 출시행사를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장소는 애플의 심장부인 미국이다. 자신감이 붙었다는 증거다.
LG전자는 구본준(62·사진) 부회장이 2010년 10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2011년 1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현장에서 구 부회장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업문화를 독하게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그로부터 2년 반 가량이 지난 요즘 ‘성과주의’, ‘1등 LG’ 등은 LG전자 조직문화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22일 “LG전자가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구 부회장의 오너경영 체제로 바뀌면서 의사결정이 과감해졌고 방향도 분명해졌다”고 분석했다.
가장 가시적인 변화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구 부회장은 취임 한 달 만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 조직을 개편하면서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LG전자 스마트폰은 지난해 9월 옵티머스 G가 나오면서 극적 반전을 이뤄냈다. 올해 2월 출시된 옵티머스 G 프로가 LG전자 사상 최단기간 100만대 돌파를 이뤄내면서 스마트폰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놨다. 올 1분기에는 LG전자 스마트폰 판매가 최초로 1030만대를 돌파했다.
TV부문에서는 세계 최초로 평면·곡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출시하며 ‘1등 LG’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자동차 부품,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을 담당할 VC사업본부를 신설하며 차세대 성장엔진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구 부회장은 인사에 있어서도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LG전자는 연구개발 및 전문직군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인재에게 특급 대우를 하는 연구·전문위원 제도를 만들었다. 올해 30대 소프트웨어 전문가, 1년차 수석연구원(부장급) 등 6명이 조기발탁됐다. 지난해 정기 인사에서는 권희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이 TV부문 실적을 인정받아 사장으로 올라서는 등 43명이 승진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성과주의가 자리 잡으면서 조직의 피로도나 개인 업무강도가 높아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가시적 성과가 하나 둘 나오면서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자신감이 생기는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LG전자의 변화가 성공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강점이 있는 TV와 가전제품 분야는 더 이상 성장할 여력이 없다. 스마트폰은 세계 3위까지 올라섰지만 삼성전자, 애플과의 격차가 아직 크다. 신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무엇보다 ‘1등 LG’를 뒷받침해줄 1등 제품이 부족하다는 것이 현재 LG전자가 안고 있는 한계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