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신분으로 활발한 독립운동… 최순덕 할머니 103세로 별세
입력 2013-07-22 19:00 수정 2013-07-22 22:09
암울한 일제강점기 여고생 신분으로 독립운동에 활발히 참여한 최순덕(사진) 할머니가 22일 향년 103세로 별세했다. 1911년 광주에서 태어난 최 할머니는 전남여고 전신인 광주여자고등보통학교 학생회장(3학년)으로 1929년 11월 3일 광주역 등에서 발생한 대규모 반일시위에 참여했다.
당시 치마폭에 돌을 담아 나르는 등 투쟁대열에 동참한 최 할머니는 시위 참가자들이 다수 구속되자 전교생들의 시험거부 투쟁, 이른바 ‘백지동맹’ 사건을 주도했다.
기말고사를 하루 앞둔 11월 9일 구속자 석방과 조선 독립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시험지에 아무것도 쓰지 말고 운동장에 모이자는 호소문을 배포한 것이다. 학교 측은 같은 달 17일 최 할머니와 가담자 46명을 무기정학 처분했으며 다음 해 1월 30일 최 할머니를 광주여고보 최초로 강제퇴학 처분했다. 최 할머니는 1954년 뒤늦게 공로가 인정돼 학교로부터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최 할머니 가족들은 해방 이후 국가유공자 등록을 수차례 신청했으나 백지동맹의 주동자 인정이 안됐다는 이유 등으로 국가유공자 등록이 되지는 않았다.
유족으로는 광주시 부교육감을 지낸 이재민 순천향대 교수와 이재균(치과원장)씨 등 6남1녀가 있다. 발인은 24일 오전 9시, 빈소는 광주 쌍촌동 광주한국병원(062-380-3444).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