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 도시 살아남을 6가지 방법있다”… 英 BBC방송, 사례 소개
입력 2013-07-22 18:46
빚더미에 허덕이다 최근 파산을 신청한 미국 디트로이트시처럼 몰락하는 도시가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버려진 건물을 과감히 철거해 슬럼화를 막고, 빈 땅은 놀리느니 이웃집에 싸게 넘겨 유용하게 쓰도록 하면 된다. 뭐든 클수록 최고라는 식의 규모 지상주의를 버려야 가능한 얘기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1일(현지시간) 몰락하는 도시가 생존하는 방법을 이렇게 정리했다. 디트로이트처럼 한때 지역을 먹여 살리던 산업이 쇠락하면서 일자리 감소, 인구 유출, 지역 슬럼화, 세수 감소 등으로 연쇄 위기를 맞는 도시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제안한 것이다.
BBC는 우선 오하이오주 동북부 영즈타운이 폐건물을 정리한 사례를 들었다. 디트로이트와 함께 1950년대 공업도시로 번영을 누렸던 영즈타운은 19만명에 달했던 인구가 63% 정도 줄어 현재는 6만6000명에 불과하다. 이 지역 자넷 타플리 의원은 “지난 6년간 4000개의 집을 헐었다”며 “이후 범죄가 줄고 주민들의 삶의 질도 나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철거에는 돈이 꽤 든다는 게 걸림돌이다.
빈 땅을 처리하는 방법은 미시건주 남동부 플린트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한때 자동차 공업으로 유명했던 플린트는 50년 만에 인구가 반 토막 났다. 이 지역은 세금 체납자들에게서 방치된 집을 압류해 경매로 처분하는 대신 토지은행에 넘긴다. 이후 말끔하게 정리된 땅은 옆집에 25달러에 팔려 놀이터나 주차장 등으로 쓰인다. 폐가가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땅으로 바뀌는 것이다.
플린트 출신 댄 킬디 하원의원은 “더 작은 것이 더 나은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가 미국인에겐 참 어렵다”며 “우리는 번영에 대한 정의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확장에 집착하는 서부개척 정신은 인구가 줄어 다시 늘어날 기미가 안 보이는 지금의 도시에선 별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AP통신은 연방정부가 디트로이트에 구제금융을 제공한다면 약 200억 달러(약 22조4000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16조7000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와 자동지출 삭감에 시달리고 있는 연방정부로선 디트로이트에 도움을 주기 어렵다고 진단한 것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