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식품업계, 잘 나가는 브랜드 골라 키워

입력 2013-07-22 18:30

유통업체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브랜드의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22일 유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식품과 패션업체들이 수익이 없는 브랜드는 퇴출시키고 잘되는 브랜드는 독립시키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브랜드 정리에 앞장선 것은 식품업계다. 식품업체들은 그동안 경쟁사가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미투(모방) 제품’을 내놨다. 제품은 늘어났지만 불황에 따른 내수경기 침체로 소비 자체가 줄어 실적은 좋지 않았다. 여기에 내부에선 마케팅과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농협한삼인은 지난 2월 박명진 대표이사가 취임한 이후 올 연말까지 부실 제품을 정리하고 4년 연속 적자 행진이라는 불명예 타이틀을 벗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삼인은 2009년 18억원의 손실을 낸 데 이어 2010년 68억원, 2011년 79억원, 지난해 11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농협한삼인은 홈페이지에 소개한 제품만 50여개나 된다. 회사 직원들조차 “자사 제품이 몇 개인지 모른다”고 말할 정도다.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은 지난 5월 인델리 커리 제품 등 시장점유율이 낮은 일부 제품을 시장에서 철수시키기로 했다. 간장 등 일부 제품군에서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잘 나가는 브랜드를 개별 회사로 독립시킨 뒤 승승장구한 경우도 있다.

패션 업체인 평안앨앤씨는 PAT 브랜드만 남겨두고 지난해 6월 네파주식회사를 만들어 네파와 이젠벅 브랜드를 독립시켰다. 그 결과 네파는 2011년 3035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4600억원으로 상승했고 아웃도어 브랜드 순위에서도 7위에서 5위로 뛰어올랐다.

KGC인삼공사는 1999년 KT&G 민영화 과정에서 홍삼 사업부만 분리한 기업이다. 이후 매출 급성장을 경험했다. 분리된 첫해인 99년 한 해 동안 매출은 전년 대비 150억4000만원 증가한 1331억을 달성했고 2000년에는 1506억9000만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후 10년간 7배의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제품이 많을수록 마케팅 비용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불황일수록 잘되는 제품에 집중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