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태권도, 세계선수권서 종주국 명예 회복… 맞춤형 투자로 남녀 동반우승

입력 2013-07-22 18:24

한국이 푸에블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종주국의 위상을 되찾은 것은 맞춤형 투자의 결과였다. 한국은 태권도 경기에 전자호구와 차등점수제가 적용된 이후 종주국의 위상이 맥없이 무너졌다. 기존 채점제와는 다른 전자호구에 특성에 맞는 기술개발이 급선무였지만 한국은 정통 태권도를 고집하며 변화를 외면한 탓이었다.

후폭풍은 대단했다. 2009년 코벤하겐 대회에서는 여자부가 중국에 종합 우승을 내준데 이어 2011년 경주대회에서는 남자부가 19회 동안 쌓아온 종합우승 자리를 이란에 내주는 참사를 겪었다. 그것도 안방에서 무너진 종주국 위상이라 충격은 더 컸다. 이어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는 8개의 금메달 가운데 달랑 1개만 가져오며 최강 이미지는 더욱 퇴색했다.

대한태권도협회는 그동안 나눠먹기식으로 구성했던 코칭스태프를 협회 창립후 처음 전임코치제를 도입해 공모를 통해 5명의 전임 코치를 선임했다. 내년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임기를 보장했다.

대표팀이 전자호구에 최적화된 장신선수들로 대거 세대교체가 된 것도 이번 대회 선전의 이유가 됐다. 과거 대표선수들은 키는 작아도 순발력을 바탕으로 한 좌우 몸통공격으로 세계를 제패했지만 전자호구와 차등점수제 아래서는 머리공격이 쉬운 장신선수가 절대 유리했다. 지난 3월 구성된 이번 대표팀은 세계무대에 내놔도 뒤지지 않을 만큼 역대 대표팀 중 최장신들이 뽑혔다.

대표팀은 역전패가 많았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체력훈련을 집중 연마했다. 푸에블라가 2400m의 고지대임을 감안, 출국전 저산소훈련을 병행했고, 역대 해외원정 가운데 가장 빠른 20일전에 멕시코로 와 적응훈련을 실시했다. 안정된 코칭스태프와 겁 없는 신인들로 무장한 대표팀은 2001년 제주대회 후 가장 많은 메달을 따내며 종주국의 명예를 회복했다. 하지만 한국은 남녀 중량급 8체급에서 단 1개의 금메달을 따내지 못해 이 체급 육성이 시급함을 과제로 남겼다.

22일 폐막된 이번 대회에서 한국 여자부는 금 3, 은 2개로, 남자부는 금 3, 은 1, 동 1개로 나란히 동반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부 MVP는 63㎏급에서 우승한 이대훈이 차지했다.푸에블라(멕시코)=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