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체결 6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는 오는 27∼28일 전세계 협력 교단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한다. 기장은 정전협정 체결일인 27일 정오에 교단 소속 30만 성도가 각자의 처소에서 3분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한다. 기도 제목은 ‘정전협정 60년, 긴 전쟁을 끝내고 한반도에 평화협정이 체결되게 하옵소서’다. 주일인 28일에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도’를 교단 소속 1650여개 교회의 주일예배 순서에 넣어 교인들과 함께 기도한다.
또 독일 독일복음선교연대(EMS)와 캐나다연합교회(UCC), 필리핀그리스도연합교회(UCCP) 등 세계 70여개 협력 교단에도 요청, 28일을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함께 기도하는 주일로 지킬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기장 평통위는 공문과 함께 영어로 작성된 별도의 기도문을 협력교단에 발송했다.
기장 평화통일위원회는 22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1차 임시회 확대회의를 개최하고 ‘정전협정 60년의 역사를 평화의 역사로!’라는 제목의 선언서를 채택했다. 기장은 선언서에서 올해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첫 발을 내딛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기장은 이를 위해 평화협정 체결운동에 앞장서는 한편 28일 이후에도 기도 운동을 이어가기로 했다. 또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 재개와 남북 당국의 대화와 상호협력을 촉구했다.
신학자들과 외교 전문가들의 토론도 벌어졌다. 22일 서울 신촌 연세대 장기원 국제회의실에서는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개선을 주제로 신학자들과 한·미·일·러·중의 외교학자들이 마주 앉았다. 평화통일을 위한 기독인연대(평통기연) 주최로 열린 국제포럼에서 참석자들은 한국교회가 남북한간 화해와 평화 통일을 위한 ‘행동가’로서의 역할을 주문했다.
최갑종 백석대 총장은 로마서를 중심으로 한 성경적 고찰 방식으로 교회의 활동 방향을 제시했다. 최 총장은 “사도 바울 자신이 생명을 내어놓고 이방인 교회에서 모금한 헌금을 가지고 직접 예루살렘 교회를 방문했다(롬15장)”면서 “이처럼 한국교회도 한민족의 화해를 위한 제사장, 즉 ‘행동으로 실천하는’ 신학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진보·보수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서로 화해하고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고 최 총장은 덧붙였다.
정일웅 총신대 총장도 “이념적 갈등을 치유하고 한반도의 진정한 화해와 통합을 이루는 매개는 그리스도의 복음이 돼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교파 통합이 아니라 기존 체제를 인정하고 서로 연대하는 한국교회의 연합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봉호 전 동덕여대 총장은 한반도 평화통일의 전제조건으로 한국교회의 자정을 꼽았다. 손 전 총장은 “한국사회의 심각한 갈등과 낮은 윤리적 수준은 한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종교인 기독교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를 고치지 못하면 통일을 위한 기독교의 노력과 호소는 위선적인 구호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럼에서는 신학자 대담과 미·일·러·중 출신의 정치·외교 전문가들의 토론, 평화·통일 토크 콘서트와 통일선교 헌신의 시간이 이어졌다.
박재찬 최승욱 기자 jeep@kmib.co.kr
[끝나지 않은 전쟁] “한국교회, 한반도 통일 위해 행동할 때”
입력 2013-07-22 17:59 수정 2013-07-22 2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