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법·폭력으로는 어떤 것도 얻지 못한다

입력 2013-07-22 17:36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계 단체들은 22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희망버스’ 폭력시위에 대한 정부의 엄정한 대응을 촉구하는 성명을 일제히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20일 희망버스 시위대 3000여명이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죽봉과 쇠파이프 등으로 회사 기물을 파손하고 회사 관계자 수십 명에게 부상을 입힌 것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번 시위는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 최병승, 천의봉씨가 현대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대법원이 “최, 천씨는 현대차 정규직원이 맞다”고 최종 판결을 내린 3주년에 맞춰 노동단체들이 기획한 것이다. 현대차 노사는 대법원 판결 이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놓고 지루한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조와 민주노총 등은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비정규직 근로자 6800여명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3500여명을 정규직으로 단계 채용하되 비정규직 경력은 인정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정규직 전환은 지난한 문제다. 몇몇 대기업이 대규모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으나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대상에 오른 사주들의 면죄부를 받기 위한 제스처 성격이 강했다. 개별 기업이 수천 명을 일시에 정규직으로 전환하려면 엄청난 비용 부담이 따른다. 노조가 자신의 요구 조건을 관철시키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불법·폭력 시위로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전부(全部) 아니면 전무(全無) 식의 투쟁은 전무로 끝날 확률이 높다.

당장 힘들다고 대화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노측은 “사측이 대화를 거부해 어쩔 수 없었다”고 폭력을 정당화하지만 구차한 변명일 뿐이다. 요구가 정당하다면 이를 관철하는 과정 또한 정당해야 한다.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노동운동은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할 뿐더러 결코 성공할 수도 없다. 사측 또한 반성할 점이 없는지 성찰하고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노조와 대화에 나서주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