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근 목사의 시편] 전쟁과 평화

입력 2013-07-22 17:11 수정 2013-07-22 20:45


지난 6월에 발행된 미 시사잡지 타임에 의하면 미국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과의 긴 전쟁을 끝냈다고 한다. 아직 여전히 소규모 전투가 남아 있는 이라크전쟁은 우리 가정도 가슴을 졸이게 한 전쟁이었다. 2003년 LA 나성순복음교회 담임으로 있을 때 텍사스 킬린지역 ○사단에 포병장교로 있던 둘째아들 요한이 전화를 해 “아버지 지금 우리 부대 전체가 이라크에 전투하러 가요”라고 했다. 그 소리에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라고 생각했다. 출발하기 직전 온 가족이 킬린에 가서 마지막으로 저녁식사를 하면서 예배를 드렸다. 둘째는 어릴 때 미국에 와서 대학을 나오고 부모님에게 조금이라도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ROTC를 지원해 4년간 힘든 훈련을 받고 임관했다. 그후 한국에 있는 미2사단에 근무하고 귀국하자마자 이라크전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난 ‘두려워하지 말라 너는 내것이라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도 불 가운데로 지날 때에도 하나님이 지켜준다’는 이사야 43장 말씀으로 위로하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이튿날 비행기를 타러 가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며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며칠 뒤 이라크전쟁터에 무사히 도착, 작전에 나간다는 소식을 전했다. 전투에 나가기 전 부하들이 너무 무서워해서 자가가 매번 기도하고 나간다고 했다. 당시 CNN은 자막으로 전사자와 부상자 명단을 내보내줬는데 우리 부부는 매일 사망자 명단과 부상자 명단을 확인했다. 우리는 매일 긴장의 연속이었다. 아침에 금식으로 하루를 시작했고 우리 집 대문에 미국 국기와 노란 리본을 달았다. 우리 아들이 전쟁터에 나간 것을 알고 이웃 주민들이 위로하고 격려해줬다. 아들이 죽을 뻔한 위기를 몇 번이나 맞았으나 살아서 만 11개월 만에 귀국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 부부는 킬린 부대로 달려갔다. 학교 실내체육관에 모여 귀국 감사예배를 드리면서 간절히 기도했다. “주여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해 주옵소서.” 전쟁은 인류를 파괴하고, 전쟁을 치른 국가나 개인은 심한 인명피해와 경제적 손실, 정신적 문제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않게 되는 것이다.

지금도 끊임없이 크고 작은 전쟁의 소식이 들린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시리아 내전, 이집트 내전, 여전히 가시지 않은 이라크 종파 간 테러, 아프가니스탄 텔레반과의 전쟁 등의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전쟁으로 부모를 잃고 폐허가 된 집에 홀로 있는 어린아이의 눈에는 간절한 소망이 보인다. “전쟁이 끝나게 해주세요. 그리고 우리에게 평화를 주세요.”

전쟁은 왜 일어나는가? 옛날에는 영토를 차지하려고, 더 나아가서는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간의 이념갈등 때문에 그리고 지금은 민족과 민족이 시기와 질투, 욕심 때문에 전쟁을 일으키고 심지어 평화의 선구자가 되어야 할 종교 지도자들이 종파 간 갈등으로, 신앙의 갈등으로 서로 죽이고 싸우는 것이다. 과연 하나님은 어떻게 생각하실 것인가. 예수님은 “원수를 사랑하며 너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고 하셨다. 우리는 목마르다. 평화에 대한 목마름이다. 세계 군사 전문지에 의하면 2013년 4월을 기준으로 세계 군사비용이 미국 774조, 중국 188조, 러시아 102조, 영국 69조, 일본 67조, 프랑스 66조, 한국 35조원을 쓰고 있다고 한다. 만약 세계에 평화가 이루어지고 전쟁이 사라진다면 이 막대한 돈이 가난한 나라를 위해, 병든 자를 위해 쓰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기도해야 한다. 세계에 평화가 오기를.

<순복음분당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