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주명수] 순천만 국제정원 박람회 복락원의 이야기
입력 2013-07-22 17:19
맨 처음, 천지를 창조하시고 사람을 지으신 하나님께서는 에덴동산을 창설하시고 사람을 거기 살게 하셨다. 사탄의 꾐으로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나서 사람들은 동산에서 쫓겨나 에덴의 동쪽에 살면서 슬픈 역사를 만들어낸다.(창3:24.). 하나님을 잃어버리고, 이웃을 잃어버리고 역사의 페이지 페이지를 피로 물들이며, 자멸의 길로 걸어간 것이다. 이때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셔서 십자가로 통해 복낙원(paradise regained)으로 가는 새 길을 여셨다.
순천은 삼산(三山)과 이수(二水)의 고장이다. 서면의 계족산으로부터 시작해 순천의 명산인 삼산을 구비 돌아 흐르는 동천과 수정같이 맑은 옥천이 흐르는 고장이다. 각각 다른 근원에서 흐르던 동천과 옥천이 성동교(城東橋)에서 만나 흐르다가 순천만 입구에서는 상사 쪽에서 흘러내려오는 이사천을 만나 바다로 흘러들어가면서 환상적인 S라인의 순천만을 만들어내고 있다.
순천만은 점차 자취를 감춰가고 있는 해안하구의 자연 생태계가 원형 그대로 보전돼 있는 곳이다. 갈대와 갯벌, 게와 짱뚱어 그리고 희귀 조류의 도래지로 유명하다. 특히 갈대의 고밀도 군락은 사초, 억새, 염습지 식물인 칠면초와 함께 새들의 서식 환경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은신처와 먹이를 동시에 제공하고 하천 폐수의 정화조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아마존과 함께 세계 5대 연안습지 중 하나로 지정된 것이다.
용산전망대에서 순천만을 바라본 사람은 너나 할 것 없이 “순천만은 누군가 정성들여 가꾸어 놓은 정원과도 같다”고 말한다. 이는 하나님께서 가꾸어 놓으신 정원이라는 말이다. 하나님께서 가꾸어 놓으신 이 자연 공원과 연계하여 풍덕동과 도사면 일원 약 46만평의 땅에 세계 23개국 83개 정원을 조성,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기에 이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국제정원박람회를 하나님께서 우리 순천에 허락하신 데는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 기독교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고, 순천(順天)이라는 은혜로운 이름을 가졌을 뿐 아니라 손양원 목사님과 그 두 아들 동인이, 동신이의 사랑의 원자탄 이야기가 만들어진 곳이요, 1940년대 초 일어났던 일제의 신사참배에 대한 저항으로 양용근 목사가 순교의 피를 흘린 곳이요, 순천노회 교역자 전원이 실형을 겪었던 고난의 땅이요, 또한 하나님께서 친히 가꾸어 놓으신 순천만이라는 ‘명품정원’이 있는 곳이기에 하나님께서 우리 순천에서 복락원의 꿈을 이루시고자 기회를 주신 것이다.
1000여만명에 이르는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은 지구촌의 에덴을 회복하는 순천만 정원박람회에 마땅히 깊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 짬을 내 이 뜻 깊은 역사의 현장에서, 하나님께서 맨 처음 사람을 지으시고 에덴동산에 살게 하신 깊은 뜻을 헤아려 에덴을 회복하기를 희망한다. 나아가 에덴 동쪽의 문화를 에덴의 문화로, 죽음의 문화를 생명의 문화로, 퇴폐와 타락의 문화를 영성의 문화로 바꾸는 복낙원의 이야기를 함께 만들기를 소망한다.
주명수 목사 (순천 은성교회 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