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서도 물 끓여 먹고 손 깨끗이 씻어야

입력 2013-07-22 17:36


휴가철 주의해야할 어린이 감염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가족과 함께 물놀이, 캠핑 등 야외 활동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무더운 여름철에 유행하는 각종 감염 질환에 노출될 위험도 덩달아 높아져 주의가 필요하다.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동수 교수는 22일 “여름 휴양지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데다 덥고 습한 날씨 환경 때문에 각종 바이러스와 세균이 득실거릴 가능성이 높다”며 “영·유아가 있는 가족은 휴가를 떠나기 전 급성 설사 방지 등에 관한 대책을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의 도움말로 바캉스 시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몇 가지 어린이 감염질환 퇴치법을 알아본다.

◇장염=해마다 여름휴가를 다녀온 후 설사를 동반한 급성 장염 증상 때문에 소아과를 찾게 되는 아이들이 많다. 장염은 병원균에 오염된 음식물 섭취로 인해 발생하는 세균성 장염과 야외활동 시 손과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장염이 있다.

만약 젖먹이 아이가 갑자기 설사를 한다면 야외 활동 시 로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장염일 가능성이 높다. 로타 바이러스는 산후조리원, 어린이집, 백화점 등 공공장소에서 쉽게 전염되며,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여름철 휴양지도 예외가 아니다. 장염은 다섯 살이 되기까지 최소 1회에서 최대 5회까지 중복 감염될 정도로 전염성이 강하고, 아이들에게 흔하다.

더욱이 감염 초기엔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하루 이틀 정도 지나면 괜찮아질 것으로 여겨 방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1∼2일 지나고 나면 하루 10회 이상의 묽은 설사와 구토 증상을 동반하고, 아이들의 기력도 급격히 떨어진다. 심한 경우 수십 번의 묽은 설사로 인해 탈수증까지 겪게 되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아이들이 장염 증세를 보일 경우 즉시 병원에 입원시켜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선 음식물은 반드시 익혀 먹고 야외활동 후엔 꼭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급성외이도염=물놀이, 혹은 해수욕장에 다녀온 지 2∼3일 후 아이가 귀의 통증을 호소하거나 가려워한다면 급성 외이도염이 의심된다. 외이도염은 귀 입구에서 고막까지의 통로인 외이도에 물이 들어가 산도가 낮아지면서 세균에 노출되고, 그로 인해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가려움증과 더불어 통증, 귀가 먹먹한 느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외이도염에 걸리지 않으려면 우선 외이도의 산도를 높여 살균작용을 돕는 귀지를 너무 자주 제거하지 말아야 한다. 또 해수욕장 등 휴가지에서 다이빙과 수영을 자주, 많이 하는 아이들에게는 귀마개를 해주도록 한다.

물놀이 후 귓속 물기에 신경이 쓰일 때는 외이와 중이 점막에 상처를 낼 수 있는 면봉이나 귀이개 대신 헤어드라이어나 선풍기 바람을 약하게 쏘이는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말리는 방법이 권장된다.

◇농가진(膿痂疹)=피부가 약하거나 아토피가 있는 어린이는 습기가 많고 무더운 여름철에 종종 발생하는 농가진 감염도 경계해야 한다. 농가진은 야외활동 중 벌레에 물렸거나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아이가 환부를 긁어 생긴 상처를 통해 황색포도구균이 침투했을 때 발생하는 감염 질환이다. 황색포도구균은 살모넬라균과 비브리오균 다음으로 식중독을 많이 일으킬 정도로 흔한 세균이다.

증상은 피부 곳곳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며 물집이 생기는 것으로 시작된다. 가려워 손을 대면 그 가장자리에 다시 물집이 잡혀 환부가 점점 커지는 것이 특징이다. 농가진은 빠르게 퍼지고 전염되는 특성을 갖고 있고, 자칫 콩팥 쪽으로 파고들 경우 급성 신장염을 합병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발견과 동시에 빨리 병원을 방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