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블메이커! 피지부터 잡아라
입력 2013-07-22 17:27
왜 여름만 되면 여드름이 더 심해지는 것일까. 무더운 여름철, 끈적끈적한 땀 때문에 가뜩이나 화장발이 안 받아 걱정되는 마당에 모공은 또 왜 그렇게 커 보이고, 번들번들 기름기도 많아 보이는 것일까. 최근 들어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기름을 바른 듯 얼굴이 번들거려 속상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무더운 여름철에 넓어진 모공은 각종 노폐물과 먼지, 피지가 뭉쳐 여드름 균의 온상이 되기도 쉽다. 서울 강남 신사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과 한림대(평촌)성심병원 피부과 김광중 교수의 도움말로 여름철 얼굴 모공 관리 및 여드름 퇴치법을 알아본다.
◇과도한 피지분비로 모공이 확장된다=우리의 얼굴에는 약 2만개 정도의 모공이 발달해 있다. 이들 모공은 땀구멍과 달리 피부에 생성된 피지를 밖으로 배출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모공은 여름철에 더 넓어진다. 왜냐 하면 땀 분비와 함께 왕성해진 피지를 쉽게 분비하기 위해서다. 모공이 숭숭 뚫린 듯 더 커 보이는 사람들이 대개 지성 피부의 소유자들인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지성 피부란 속칭 ‘개기름’으로 불리는 피지가 과다 배출되는 것을 말한다. 또 피지는 피부에서 수분이 필요이상 빠져나가는 걸 막고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액체 성분의 지방(유분)을 가리킨다.
보통 지성 피부의 소유자들은 ‘블랙헤드’도 많이 갖고 있다. 블랙헤드는 피지가 공기에 노출되어 산화하여 검게 변한 것이다. 지저분해 보인다고 손톱으로 마구 짜면 흉이 생겨 모공은 더욱 넓어지게 되고, 손톱에 묻어있던 세균이 그 틈을 타고 피부로 침투, 각종 트러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피지 분비를 줄이고 모공을 축소하려면=여름철에 과도하게 분비된 피지는 각종 오염물질이 붙어 여드름 균을 키우는 온상이 된다. 사람이 많은 휴양지에선 어느 곳보다 세안을 더 꼼꼼하게 해야 하는 이유다. 단, 세안 시 주의할 게 있다. 무조건 깨끗이, 여러 번 씻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란 것이다. 기름기가 많다고 해서 비누 세안을 과도하게 하면 유분이 남김없이 제거되고, 피부는 그럴수록 더 많은 피지를 배출해 부족분을 보충하려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수 있다.
세안 시 찬물을 사용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피지는 갑자기 찬물이 닿으면 모공 안에서 굳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찬물은 얼굴 씻기를 끝내고 마지막으로 헹굴 때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더운 날씨 때문에 더욱 넓어진 모공을 죄는 효과가 나타난다.
얼굴을 씻을 때 과도한 피지 제거와 모공 축소를 위해선 우선 따뜻한 물이나 증기를 얼굴에 쐬어 모공을 확장시킨 다음 세안용 비누로 충분히 마사지하여 기름기를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각질제거제를 이용, 피지를 제거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너무 자주 하면 피부가 손상될 수 있으므로 한 달에 한 번 정도가 적당하다. 피부과에선 증상이 심한 환자에게 피지 분비를 억제하는 경구용 약과 로션을 처방해주기도 한다.
임이석 원장은 “땀과 피지로 모공이 막히기 쉬운 여름에는 꼭 지성 피부가 아니더라도 기초화장 단계를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며 “순서대로 꼬박꼬박 화장품을 바르다가는 모공이 막혀 각종 트러블을 자초할 수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색조화장의 경우 유분이 모공을 막을 수 있으므로 여름철에는 오일프리 제품 사용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 여드름 예방엔 청결이 기본=여드름 하나 없이 깨끗하고 고운 얼굴 유지를 위한 여름철 모공관리엔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휴식이 기본이다. 여기에 수시로 물을 충분히 마셔 늘 수분이 부족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피지 분비를 조절해 주는 효과가 있는 섬유질과 비타민B가 풍부한 채소, 콩, 김 등을 충분히 섭취해주면 금상첨화다. 또 자외선이 강한 대낮에는 되도록 야외 활동을 삼가고, 부득이 외출을 해야 할 때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피부를 보호해준다.
한림대(평촌)성심병원 김광중 교수는 “외출 후 돌아와서도 곧바로 화장을 깨끗이 지우고 씻어 화장품 성분이나 먼지 등 오염물질이 피부에 남아 모공을 막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미인은 잠꾸러기란 말이 있듯이 잠을 잘 자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