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乙을 넘어 상생으로-현대모비스] ‘기술특허 개방’ 협력사 연구개발 견인
입력 2013-07-22 17:42
지난해 원자재가격이 5% 이상 변동되자 현대모비스 협력업체는 납품가격 인상을 요청했다. 통상적 갑을관계라면 납품가격 인상은 씨알도 먹히지 않는 얘기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협력업체 요청의 93%를 받아들여 총 550억원에 이르는 납품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자동차업계의 경우 공정거래협약에서 원자재가격이 20% 이상 변동이 있을 때 협력사와 단가조정을 협의하도록 권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인상분을 전폭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여기에다 현대모비스는 하도급 중소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거래대금 100% 현금지급이라는 파격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협력업체가 지급한 현금은 4조1000억원에 이른다. 559곳에 달하는 중소 협력업체가 이 덕분에 자금 운영에 큰 도움을 받았다.
현대모비스의 상생경영은 협력사 기술지원 및 기술보호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모비스는 100여개에 이르는 독자기술 관련 특허권을 협력업체가 무료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술들은 협력업체의 자체 연구개발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 현대모비스는 시험센터를 협력업체에 전격 개방하기도 했다. 최첨단 설비가 필요한 품질시험의 경우 규모가 작은 협력업체가 자체 설비를 갖추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지난해 현대모비스 상해기술시험센터에서 중소 협력업체가 진행한 인증시험이 1만5000여건일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시설 및 프로그램 운영비 지원으로 기술개발을 돕는 것은 물론 필요한 경우 공동으로 신기술 개발에도 나선다. 협력업체의 연구개발 160여건은 이런 방식으로 진행됐다. 여기에다 현대모비스는 협력업체 인력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에도 적극적이다. 기술과 혁신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는 경영원칙을 협력업체로까지 연장한 것이다. 품질경영·생산혁신·설계기술·생산관리에서부터 해외사례 벤치마킹에 이르는 대내외 교육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협력업체 직원 1만여명이 각종 교육을 받았다.
현대모비스는 협력업체의 경영활동 개선이 품질향상으로 이어지고, 국내 완성차의 글로벌 품질경쟁력으로 직결된다고 믿는다. 현대·기아자동차의 품질이 미국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것도 협력업체에서 출발한 ‘밑으로부터의 경쟁력’이 뒷받침한 결과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