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2분기 어닝쇼크… 구조조정 나서
입력 2013-07-21 18:39
올해 2분기 은행권 실적이 ‘어닝 쇼크’를 기록할 전망이다. 저금리 장기화로 순익이 급감한 반면 기업 부실에 따른 대손충당금(떼일 것에 대비해 쌓아두는 돈) 비율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영업점 축소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7대 금융지주사의 2분기 순이익 전망치가 모두 1조684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2799억원)보다 35.3%나 급감했다고 21일 밝혔다. 실적이 곤두박질쳤던 1분기(1조9283억원)보다 순이익 규모가 더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2분기 순이익이 당초 기대치인 3000억원도 안되는 2699억원에 그쳤다. 주력 계열사인 하나은행이 1분기 실적(2605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순이익 965억원을 기록한 탓이다. 우리금융은 2분기 순이익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인 1000억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STX그룹이나 쌍용건설 등 대기업 부실 여파의 직격탄을 맞아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야 했기 때문이다.
KB금융도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투자 실패 등으로 2분기에만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 2000억원대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실적이 급락함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영업점 정리에 착수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하나금융은 김정태 회장을 비롯해 임직원들은 20∼30%의 급여를 자진반납했다. 우리은행도 영업현장에 나가지 않는 임원들의 업무추진비를 20% 삭감했다.
평균 1억원에 달하는 직원들의 성과급 조정과 급여 삭감 등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비노조원인 부장·팀장급 인사들부터 임금 삭감이 시범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은행권 수익이 50% 감소할 경우 비노조원 5만8000여명을 중심으로 최대 10% 정도의 연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업점 구조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이 올해 20개의 영업점을 통폐합하는 것은 물론 국민·신한·우리·외환·NH농협 등 대부분 시중은행들이 영업점 구조조정에 착수할 예정이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