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선 출마와 함께 ‘정치인’의 길을 택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신인’ ‘아마추어’란 타이틀을 쭉 달고 다녔다. 하지만 요즘 그의 측근·지지자들은 “이제 정치인이 다 됐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일단 ‘샤이(shy) 가이’였던 안 의원이 ‘과감’해졌다. 지난 19일 10월 재·보궐선거 유력 지역인 전주를 방문했을 때 그는 탄소공장 간담회와 복숭아 농장을 30분 간격으로 찾았다. 정갈한 양복을 입었다가 잠깐 새 소매를 반듯하게 접어올린 스트라이프 셔츠와 면바지로 갈아입었다. 한 관계자는 “창피해하지 않고 차 안에서 훌렁훌렁 벗고 입었다”고 했다.
이후 토론회에 참석한 안 의원은 “저희와 뜻을 함께해 달라”며 노골적으로 지지를 호소하는가 하면, 전주 삼천동 노점상 거리에선 대선 때와 달리 시민이 건네는 콩물을 덥석 마셨다. 사진 촬영 요청도 즐기듯 소화했다. 지역포럼 관계자와의 만찬에선 막걸리 주전자를 들고 술을 따라주기도 했고, 다른 장소에서 저녁식사를 하던 취재진을 이례적으로 찾아와 “고맙다”고도 했다.
지역 지지기반 다지기에도 엄청 공들인다. ‘내일’의 장하성 소장이 이번 주 홀로 방문하는 제주 지역포럼 일정 등 언론에 알리지 않는 비공식 일정까지도 안 의원이 꼼꼼히 챙기고 있다는 후문이다. 국회 일정으로 바쁜 와중에 측근들에게 자주 연고 지역 사정을 묻는다고도 한다.
부쩍 건강관리도 열심이다. 운동도 꼬박 아침마다 한 시간씩 하고, 사과다이어트도 병행 중이다. 그는 최근 ‘왜 살 빼려고 하시냐’는 기자의 물음에 “살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식사자리에서) 만나긴 처음이다. 내 의지와 다르게 살이 찌더라. 이대론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
[여의나루] 安, 정치인 다 됐네~…막걸리 따라주고 車에서 훌렁 옷 갈아입고
입력 2013-07-22 2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