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중 ‘북핵 해결’ 전략 대화 첫발 뗀다
입력 2013-07-21 18:19
6자회담 핵심 당사국인 한국과 미국 중국 3국의 북핵 협상을 담당하는 당국자들과 거물급 학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1.5트랙 회의가 22일 서울에서 열린다. 한·미·중 3국이 민간 회의 등 교류를 한 적은 있지만 중량감 있는 정부 인사들까지 참여해 북핵 문제를 별도로 논의하는 것은 처음이다. 1.5트랙 회의란 정부(1트랙)와 민간 인사들(2트랙)까지 참여하는 회의체를 말한다.
◇한·미·중 전략대화로 가는 첫 걸음=이번 회의는 우리 정부가 지향하는 한·미·중 3국 전략대화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1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핵심 당사국인 미·중 두 나라와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6자회담 관련국 중에서도 한·미, 한·중, 미·중 간 정상회담과 고위급 인사들의 교류는 빈번히 있었지만 3국이 함께 참여하는 회의체는 찾기 어려웠다. 결국 이번 회의는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해 이해관계가 다른 3국이 전략적 차원의 협의를 한다는 면에서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 이는 새 정부 출범 이후 한·중 간에 높은 수준의 정치적 논의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특히 6자회담이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 해결에 영향력이 가장 큰 당사국들이 모였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북한 비핵화 3각 압박 자리 되나=3국 간 1.5트랙 회의는 한·미, 미·중, 한·중 연쇄 정상회담은 물론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를 통해 북한에 비핵화 이행을 압박한 것의 후속협의 성격도 있다. ‘북핵불용’이라는 일관된 메시지를 여러 협의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북한에 보낸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의제 역시 북한 비핵화에 맞춰져 있다. 참석자들은 한반도 정세 평가, 한·미·중 3국 간 북한 비핵화 추진 방안, 한반도 신뢰 구축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자유롭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는 한·미·중 3국의 북핵 협상 담당 당국자들 외에 과거 각국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학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우리 측에선 6자회담 차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과 윤덕민 국립외교원장, 홍지인 외교안보연구소장 등이 나선다. 미국은 로버트 랩슨 국무부 한국과장(6자회담 특사대리) 등이 나선다. 다만 중국은 6자회담 차석대표인 쉬부(徐步) 외교부 한반도사무 특별부대표 대신 천하이 주한 중국 대사관 차석(부대사)이 참석키로 해 다소 소극적인 면을 보였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