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일어나” 눈물의 영결식… 노량진 수몰사고 희생자 발인
입력 2013-07-21 18:14 수정 2013-07-21 23:58
“얼마나 무서웠을까. 그 물속에서, 얼마나 무서웠을까….”
21일 오전 10시 서울시 구로동 고려대구로병원 영결식장에서 노량진 수몰사고로 희생된 7명의 합동영결식이 열렸다. 유족들과 박원순 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관계자, 시공사 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상주 7명이 고인들의 사진 앞에 국화꽃을 놓으며 시작된 영결식은 시종 울음바다였다.
한 유족은 영정 앞에서 “불쌍한 내 동생 얼른 일어나. 거기 있지 말고 얼른 일어나”라며 흐느꼈다. 운구가 시작되자 일부 유족은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관을 붙잡고 “어디를 가느냐”며 통곡했다. 박 시장은 영결식이 끝날 때까지 뒷줄에 앉아 자리를 지켰다. 시신은 경기도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에서 화장됐다. 다시 터져 나온 유족들의 오열 속에서 오후 2시쯤 화장이 마무리됐고 유족들은 각자 부산, 군산 등지의 유골을 안치할 장소로 흩어졌다.
이날 발인은 19일 자정 무렵 시공사와 유족 간에 보상 문제가 타결되면서 이뤄졌다. 당초 이견이 컸지만 서울시가 적극 중재에 나섰다. 유족들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보상금액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시는 시공사 보상과 별도로 유족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유족들은 서울특별시장으로 장례를 치르려 했지만 전례가 없다며 서울시가 난색을 보여 가족장으로 치렀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노량진 수몰사고 현장 시공과 관리를 맡은 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구체적 사고 경위와 업무 과정의 과실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 19일 약 4시간 동안 천호건설 등 원청업체 3곳과 하청업체인 동아지질, 감리업체 ㈜건화가 사용하는 현장사무소 등을 압수수색했다. 회사 컴퓨터와 공사 담당 직원들의 휴대전화, 작업일지를 확보해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공사 발주처인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들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박요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