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뒷談] 노대래 공정위원장의 ‘이중 리더십’
입력 2013-07-21 21:27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대외적으로는 유연성을 보이면서 내부적으로는 강력한 집안단속에 나서는 ‘이중(?)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노 위원장은 지난주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원장을 만나 경쟁정책 현안을 다룰 경쟁정책연구부를 신설한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이날 노 위원장은 KDI를 비롯한 국책연구기관장들에게 “공정위를 비판하는 보고서도 좋으니 경쟁정책을 많이 다뤄달라”고 부탁했다. 최근에는 공정위 정책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리니언시(담합자진신고제) 관련 보고서를 낸 KDI의 한 연구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격려까지 했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이 없는 공정위가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외부에서의 충고 및 조언이 필요하다는 게 노 위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6월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입법을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것은 우리가 축적한 관련 데이터가 부족했다는 것”이라며 “어떤 논리에 반박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충분해야 하는데 그 일을 (연구기관이) 해주면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고 말했다.
이처럼 외부에는 ‘친절한’ 노 위원장이지만 공정위 내부적으로는 ‘군기 잡기’가 한창이다. 공정위는 지난달 말 ‘전관예우 공익신고제’ 등을 포함한 새로운 공정위 공무원 행동강령을 만든 뒤 이달부터 감사인력을 총동원해 내부 감찰을 진행하고 있다. 새로 적용되는 행동강령은 직무관련 퇴직자와 사적접촉을 금지하고, 조사정보 유출시 제재와 함께 5년간 사건업무 관여를 금지하는 등의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다. 공정위 한 간부는 “요즘은 서울에서 누가 밥 먹자고 내려오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며 “웬만하면 외부사람들을 만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21일 “이번 행동강령 개정은 공정위의 ‘전관예우’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노 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보면 된다”며 “보여주기 식 내부 감찰이 아닌 지속적인 감시·감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