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홈리스 아이들, 사회의 보살핌 절실하다

입력 2013-07-21 17:41

국민일보가 지난 18∼20일 총 3회에 걸쳐 보도한 홈리스 아이들의 실태는 매우 충격적이다. 연간 가출 청소년 20만명 중 12만∼14만명이 갈 곳이 없는 홈리스 청소년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부모의 이혼 등 가족해체와 가정폭력 등으로 한창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들이 가정에서 쫓겨나 길거리를 방황하는 것은 어른들과 사회의 책임이다.

일부 홈리스 아이들은 성관계를 대가로 남자 어른들과 동거를 한다는데 도대체 어떤 인간들이 절박한 아이들을 성노리개로 이용하는가. 인면수심(人面獸心)과 다를 게 없다. 서울시가 지난해 6월 가출 소녀 175명을 상대로 조사를 했더니 4명 중 1명꼴로 성매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우리 사회 도덕성이 이 정도밖에 안 된다니 참으로 부끄럽고 한심하다.

홈리스 아이들은 범죄와 사회불안을 부추기는 잠재적 요인이다. 갈 곳 없고 돈 없는 아이들이 범죄유혹에 빠져들면서 범죄자나 인생의 낙오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 범죄의 상당수는 학교를 중퇴하고 가출한 청소년들이 연루돼 있다. 얼마 전 경기도 용인에서 발생한 10대 엽기살인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모두 고등학교를 중퇴했으며, 지난해 3월 경기 고양시에서 또래 여학생을 집단폭행하고 암매장한 10대 남녀 청소년 9명 중 7명도 가출 청소년이었다. 홈리스 아이들의 사연을 가정사로 치부할 게 아니라 사회적·국가적 관심과 대책이 절실한 이유다.

무엇보다 홈리스 아이들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하나님이 잘 돌보라고 잠시 맡긴 소중한 인격체다. 자신의 아이라고 해서 함부로 폭력을 사용해선 안 된다.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랑으로 아이들을 보듬는 것은 모든 부모들의 책무다.

홈리스 아이들에 대한 정부 지원도 확대돼야 한다. 100여곳에 불과한 청소년 쉼터로는 십수만명의 홈리스 아이들을 수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들의 사회복귀와 자립을 돕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문 상담사도 늘려야 한다. 홈리스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돌보는 사회적 관심이 뒷받침돼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