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014 국립레퍼토리시즌’ 8월 14일부터 개막

입력 2013-07-21 17:21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은 1년치 공연 스케줄을 미리 발표하는데 왜 우리 극장은 그런 게 없지? 이런 의문에서 출발한 국립극장의 ‘국립레퍼토리시즌’이 두 번째를 맞았다.

시즌제는 공연장이 일정 기간의 공연 일정을 한꺼번에 미리 구성하고 이를 관객과 공유하는 제도. 관객은 미리 관람 계획을 세울 수 있고, 극장은 장기 비전을 갖고 자신들이 기획·제작하는 질 높은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있다.

지난해 시즌제를 도입하며 큰 주목을 받았던 국립극장은 8월 14일부터 내년 6월 28일까지 7개 국립예술단체작품 63편으로 구성된 ‘2013∼2014 국립레퍼토리시즌’을 선보인다. 참여단체는 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국립극단·국립발레단·국립오페라단·국립합창단 등이다.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레퍼토리가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시즌제를 도입했기 때문에 걱정과 우려가 많았지만 예상보다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한다”며 “무엇보다 전속단체 단원들에게 나타난 변화가 가장 값지다. 전통예술도 관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두 번째 시즌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지난 시즌에서 호평 받았던 작품들이 이번 시즌 레퍼토리에 대거 포함됐다는 점이다. 국립창극단 역사상 최초로 매진을 기록했던 ‘서편제’ ‘배비장전’ ‘장화홍련’이 레퍼토리화 됐다. 국립무용단의 ‘단’ ‘빨간구두 셔틀보이’와 함께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땅속 두더지, 두디’ ‘작곡가 시리즈’ ‘제야음악회’도 다시 무대에 오른다.

레퍼토리 축적을 위한 다양한 신작 발표도 이어진다. 창작뮤지컬 ‘당신이 잠든 사이’와 ‘김종욱 찾기’로 공연계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극작가 겸 연출가 장유정이 창극 ‘춘향’을, 대학로 간판 콤비 극작가 김정숙과 연출가 권호성은 창극 ‘숙영낭자전’을 준비 중이다. 주목받는 연출가 고선웅도 창극에 도전한다.

국립무용단은 패션 디자이너 정구호의 연출과 윤성주 예술감독의 안무가 만나는 무대 ‘묵향’을 준비한다. 또 핀란드 출신 안무가 테로 사리넨과 함께 한국무용과 현대무용의 조화를 시도한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작곡가 이해식 강준일 김영동의 작품을 재조명함으로써 국악관현악 레퍼토리를 정립한다. 고전평론가 고미숙 안도균 등과 함께하는 렉처 콘서트 ‘소리보감, 동의보감’ 등도 선보인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