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호 새 국민은행장 “소통 적극 나서 조직 추스를 것”

입력 2013-07-19 19:15 수정 2013-07-19 23:04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은 “리스크 관리 업무와 은행장은 다르다”며 자신을 둘러싼 여러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행장은 19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은행 안팎에서 나와 ‘밥 한번 못 먹었다’고 비판하는데 사실 업무 성격상 어느 정도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다”며 “은행장은 리스크 관리 업무와는 차원이 다른 만큼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년간 국민은행에서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을 맡았다. 타 부서 업무에 제동을 거는 업무다 보니 부서 간 긴밀한 의견 교환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은행장이 된 이상 앞으로는 전체 조직을 잘 추스르고 한목소리로 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의 취임반대 목소리에 대해서도 그는 “언제든 불러주기만 하면 찾아가겠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 2년간은 업무상 노조와 소통할 기회가 없었다”면서 “조직 구성원의 총의를 대변하는 게 노조인 만큼 노조가 만나주겠다고만 하면 언제든 만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은행은 내부적으로 합병 전 국민은행 출신(1채널)과 옛 주택은행 출신(2채널)의 파벌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영업점에서까지 실적이 아닌 내부 파벌에 따른 승진이 암암리에 이뤄지는 등 부작용도 컸다. 금융권에서는 ‘제3자’인 이 행장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는 평가도 있다. 그는 “내가 국민은행에 온 후 귀에 ‘딱지’가 앉게 들어온 것이 ‘채널’ 문제”라며 “어느 채널을 특별히 우대하거나 홀대하지 않고 실력을 우선으로 인사 문제를 풀어가면 자연히 파벌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이 리스크관리 전문가인 만큼 당분간 국민은행은 성장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춰 운영될 전망이다. 이 행장은 “은행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복안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취임 전이어서 밝히기는 어렵다”면서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과 잘 상의해 은행의 발전 방향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 회장과는 원활한 소통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향후 은행 운영 과정에서 그룹 경영진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이날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건호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을 새 행장으로 선임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