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적극개입 안하나”… 시리아 난민들 케리 美 국무에 분통

입력 2013-07-19 19:03

시리아 난민들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에게 성난 어조로 자신들을 이스라엘처럼 대해 달라고 요구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압제로 시리아 내 공포가 극에 달했는데도 미국과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린 것이다.

AP통신은 18일(현지시간) 요르단을 방문 중인 케리 장관이 시리아 국경의 자타리 난민촌을 방문해 40분간 난민 대표 6명을 면담했다고 보도했다. 요르단 내 시리아 난민촌으로는 최대 규모인 이곳에는 시리아인 11만5000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 70%가 어린이나 여성이다.

여성 4명과 남성 2명으로 구성된 난민 대표단은 케리 장관에게 아사드 정권이 침범할 수 없도록 시리아에 비행금지 구역과 안전지대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한 여성 대표는 “만약 라마단(이슬람 금욕 기간)이 끝날 때까지 달라지는 게 없다면 우리는 시리아로 돌아가 칼을 들고라도 싸울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지난 10일 시작된 라마단은 다음 달 8일까지다. 이 여성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존중하듯 시리아의 어린이들도 똑같이 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케리 장관이 유엔을 통한 8억1500만 달러 지원 등 미국의 후원 내용을 설명했지만 시리아 난민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