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동호 문화융성위 초대 위원장

입력 2013-07-19 18:45

“분야별 전문委 활성화 현실적 정책 방안 제시”

“중책을 맡게 돼 영광입니다. 정부 국정기조 중 하나인 문화융성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은 김동호(76·사진)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의 목소리는 신중하면서도 밝았다. 그는 19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초대 위원장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할 일이 굉장히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 문화융성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그는 “25일 위촉장을 받고 첫 회의를 해봐야 대체로 어떤 일을 할 것인지 밝혀질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당연직 위원인 만큼 정책 실무 부처인 문화부에 사무공간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께서는 화려한 것보다 내실을 중요시하는 분이다. 사무실은 작게 내면 된다. 비상근직이지만 전문위원회도 있으니 거의 상시로 가동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의욕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분야별로 두게 될 전문위원회를 활성화해 현실성 있는 정책 방안을 제안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를 위해 각 분야가 충분히 융화할 수 있도록 위원회를 운영해 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위원장에 대해 얘기할 때 부산국제영화제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웠던 부산영화제를 세계가 주목하는 영화제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1996년 부산영화제 창설 때부터 15년간 집행위원장을 역임했으며, 2010년 11월부터 명예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부산영화제를 급성장시키면서 ‘문화의 불모지’로 불리던 부산을 ‘영화의 도시’로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산영화제 때면 밤새도록 해운대 해변 포장마차를 돌아다니며 영화인을 만날 정도로 영화제에 대한 애정이 깊다. 최근에는 단편영화 ‘주리’로 감독에 데뷔하기도 했다. 국내외 각종 영화제 심사위원을 맡았고 은관문화훈장, 대한민국 영화대상 공로상 등 굵직한 상을 수없이 받았다. 1964년 국전에서 입선했고 1965년 한국미술협회 회원이 될 정도로 미술 분야에도 조예가 깊다.

오랜 기간 문화부 등에서 공직생활을 하면서 문화행정가로서의 풍부한 경험도 쌓았다. 성품이 원만하며 영화계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 각 분야의 인맥이 폭넓다. 강원도 홍천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