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전쟁] 한국전 영웅馬 동상 미국에 우뚝… 美 해병대공원서 제막식

입력 2013-07-19 18:36 수정 2013-07-19 18:42


6·25전쟁 당시 탄약을 실어나르는 등 맹활약을 펼친 명마가 미국에 기념물로 다시 우뚝 섰다.

미국 해병대유산재단(MCHF)은 18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트라이앵글의 셈퍼 피델리스 기념공원에서 로버트 블랙먼 재단 이사장(중장)과 비영리 재단 ‘날개 없는 천사들(Angels Without Wings)’의 로빈 허튼 대표, 한국전 참전용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영웅마 동상 제막식 행사를 열었다. 탄약으로 보이는 짐을 실은 채 언덕을 오르는 모양의 이 말 이름은 ‘무모하다’는 의미의 레클리스(Reckless). 참석자들은 이날 전쟁터에서 미 해병대원들과 생사고락을 같이한 레클리스의 활약을 기리며 한국전의 의미를 되새겼다.

암컷 몽고말인 레클리스는 원래 ‘아침해’라는 이름으로 서울 신설동 경마장을 누볐으나 전쟁이 터지자 미 해병대에 팔려 탄약과 포탄 등을 나르는 임무를 맡았다. 특히 1953년 3월 경기도 연천지역에서 벌어진 해병대 1사단과 중공군 120사단의 네바다 전초전투 당시 닷새간 무려 51차례나 산을 오르내리며 탄약 등을 실어날라 ‘영웅’으로 떠올랐다.

정전협정 후 미국으로 건너난 레클리스는 무공훈장 등 5개의 훈장을 받았고, 1959년에는 미군 최초의 말 하사관이 됐다. 해병대유산재단은 오는 26일 박물관에서 레클리스 동상 설치를 기념하는 헌정식도 개최한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