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전쟁] “6·25 참전국 용사들에 감사”… 美서 500㎞ 報恩 레이스
입력 2013-07-19 18:35 수정 2013-07-19 18:42
1급 중상이용사회 ‘감사의 핸드사이클단’ 대장정
“몸은 불편하지만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낯선 나라 한국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희생한 미국과 유엔 참전국 용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국가유공자 1급 중상이용사회 소속 ‘감사의 핸드사이클단’(단장 박상근)이 19일 인천공항에서 발대식을 갖고 ‘6·25전쟁 정전 60주년 기념 핸드사이클 장정’에 올랐다. 이들은 특수 고안된 핸드사이클에 몸을 싣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워싱턴을 거쳐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까지 약 500㎞의 릴레이 레이스를 펼친다.
감사의 핸드사이클단은 6·25전쟁 참전 상이용사 조기한(81)씨와 월남전에서 부상한 이석동(70)씨, 군복무 중 척수 손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한태호(49)씨 등 13명의 상이용사들과 17명의 스태프로 구성됐다. 상이용사들은 2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참전국에 전하는 감사의 편지를 낭독한 뒤 대장정에 돌입, 필라델피아와 볼티모어를 지나 27일 워싱턴에 도착해 미 정부가 주관하는 ‘6·25전쟁 정전협정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이들은 워싱턴에서 한국전쟁 참전용사비에 헌화하고 백악관 앞에서 미 국민들에게 전하는 감사의 편지를 읽을 예정이다. 28일에는 미 상이군인중상이자(PVA)와 함께 애나폴리스 등대 앞에서 60년간 굳건히 이어온 한·미 동맹을 기념하고 앞으로 더 강력한 동맹으로 이어지기를 염원한다. 애나폴리스는 미 독립전쟁을 끝낸 파리조약이 체결된 곳이다.
심한 부상으로 일상생활도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이들은 대장정을 위해 3개월간 치열한 훈련을 했다. 두 다리가 없거나 하반신이 마비된 이들은 스펀지를 깐 시트에 등을 대고 거의 똑바로 누운 상태에서 손으로 페달을 돌릴 수 있는 핸드사이클에 몸을 싣고 험한 오르막길을 오르내렸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부산 유엔공원에서 국립서울현충원까지 700㎞ 릴레이 종주를 한 경험이 있어 올해 훈련은 수월할 줄 알았다. 하지만 미국이라는 낯선 지형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강한 지구력을 키워야 할 것으로 예상, 더 강도 높은 훈련을 해야만 했다. 월남전 참전용사 김윤근(64)씨는 “멈추고 주저앉고 싶은 날이 무수히 많았지만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끊임없이 자신을 격려했다”고 했다.
군복무 중 부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한씨는 “우리가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시작한 대장정을 통해 6·25전쟁의 의미와 자유의 소중함, 그 자유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이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오래 기억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