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여름휴가] 朴 대통령, 영애·정치인 시절 휴가는… 거제 저도 선친과 추억 서려
입력 2013-07-20 04:01
박근혜 대통령의 구체적인 여름 휴가지는 경호상 문제로 공개되지 않는다. 하지만 청와대 주변에서는 암암리에 경남 거제 저도가 첫손으로 꼽힌다.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즐겨 찾았고, 박 대통령으로서는 부모님과의 추억이 서린 곳이라는 이유에서다.
저도는 박 전 대통령이 애용했으며 역사가 가장 오래된 대통령 휴가지라는 점 외에 박 대통령과 관련해 뜬금없이 유명세를 탄 적이 있다. 지난 대선 기간 박 대통령이 영애(令愛) 시절 비키니를 입고 찍은 사진이 화제가 됐는데 그 장소가 저도라는 얘기가 돌았기 때문이다(사진). 2003년 국정홍보처가 발간한 대한민국 정부 기록 사진집에 실린 이 사진은 박 대통령이 중학교 2학년 때인 1967년 찍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대선이 끝난 뒤에야 박 대통령이 수영복을 입고 사진을 찍은 장소가 인천이었던 것으로 정정됐다. 인천 앞바다 소무의도 지역주민들은 1960년대 중반 일단의 군인들이 배를 타고 건너와 텐트를 친 뒤 곧 박 전 대통령 일가가 방문해 휴가를 즐겼었다고 전했고, 사진도 그때 찍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의 확인 요청을 받은 인천 지역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난 2월 당선인 신분의 박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하며 “저도에서 찍었다는 화제의 비키니 사진이 소무의도에서 찍은 게 맞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정확한 지역 이름은 모르겠지만 인천 해안가에서 찍은 게 맞다. 가족과 함께 방학에 하루 다녀왔다”고 말했다고 한다. 소무의도 해변에는 지금도 박 전 대통령 일가가 방문했었다는 표지판이 남아 있다.
박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 지방의 휴양지를 찾기보다는 주로 서울 삼성동 사저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여름휴가를 보냈다. 2010년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많은 분들이 제 휴가 계획을 묻는다. 별다른 계획 없이 선풍기와 수박을 벗 삼아 집에서 피서할 예정”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박 대통령은 “올해 무더위는 유난스럽네요. 무더위를 선풍기와 수박으로 이겨내고 있는 저의 인증샷입니다”라며 수박을 먹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휴가 때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 달라는 팔로어의 요청에 ‘열국지’와 ‘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를 추천했다.
주로 책을 읽고 정국을 구상하며 ‘재미없는 휴가’를 보내는 박 대통령이었지만 대선을 앞둔 지난해 여름에는 ‘여름휴가를 같이 보내고 싶은 대선주자’ 1순위로 꼽히기도 했다. 그해 7월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0%가 박 대통령을 선호해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
유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