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여름휴가] 외국 정상들의 휴가는… 1년 30일 이상 망중한 즐겨

입력 2013-07-20 04:02

외국 정상들의 휴가는 우리 역대 대통령들과 사뭇 다르다. 선진국 정상일수록 1년에 30일 이상 망중한을 즐기는 일이 상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 4년 동안 휴가로만 무려 131일을 사용했다. 1년 평균 33일을 쓴 셈이다. 장소도 미국의 명승지라는 곳은 다 찾았다. 하와이 해변에서 큰 키와 늘씬하고 근육질인 몸매를 뽐내기도 했고, 올해 휴가에선 플로리다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라운딩을 하기도 했다. 임기 첫해인 2009년 8월 첫 여름휴가는 매사추세츠주 마사스 바인야드섬에서 보냈다. 케네디가(家)와 부시가 등 미 명문가문의 여름 호화휴양지인 이 섬에서 일주일 렌트비가 3만5000달러(3900여만원)가 넘는 집을 빌렸다. 이 밖에도 록펠러 가문 휴가지인 메인주 마운트 데저트섬을 찾기도 했고 스키가 타고 싶을 땐 콜로라도주 베일리조트로, 바다낚시가 하고 싶을 땐 플로리다주 파나마비치로 갔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은 2007년 5월 6일 당선된 뒤 바로 다음날 부인 세실리아 여사와 아들 루이 등을 데리고 프랑스 언론재벌 뱅상 볼로레의 전용 제트기를 타고 지중해 몰타 섬으로 떠나 볼로레가 20만 유로(2억5000여만원)를 주고 빌린 호화 유람선에서 일주일 휴가를 지냈다. 몇 달 뒤 그는 2주 동안 미 뉴햄프셔 위니퍼소키 호숫가의 한 저택에서 망중한을 즐겼다. 요트를 타고 부인 세실리아와 함께 선보인 반라의 모습은 전 세계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검소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1년에 한 달이라는 휴가 공식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탈리아 나폴리 등 해외여행도 마다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차기 동계 올림픽 개최 장소인 흑해 연안의 소치 등을 찾아 역시 긴 여름휴가를 보냈다.

중국 정상들은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유명하다. 엄밀히 말하자면 휴가를 겸한 회의다. 최고 지도부와 당 원로가 참석하는 베이다이허 회의는 중국 공산당의 향후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 행사로 굳어져 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