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日 외교차관 “자민당 대승을” 덕담 구설

입력 2013-07-19 02:28

일본을 방문 중인 김규현 외교부 제1차관이 일본 외무상에게 건넨 덕담이 구설에 올랐다.

김 차관은 18일 오전 도쿄의 일본 외무성 청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을 예방한 자리에서 “이번 참의원(21일) 선거에서 (자민당이) 크게 대승을 거두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5분여 인사말을 나누는 장면을 취재진에 공개할 때 나온 발언이다.

당시 기시다 외무상이 “참의원 선거 관련 일정 때문에 예정보다 늦게 면담장에 도착해서 미안하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하는 등 선거 이야기를 먼저 꺼냈기에 맞장구를 쳐준 측면이 있었다. 또 기시다 외무상이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 자민당 소속 정치인(중의원 의원)이기도 한 만큼 사석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덕담으로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한·일 고위 당국자의 공식적인 회동으로 취재진 20여명이 배석한 자리에서 나온 발언으로는 다소 신중치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자민당 아베 신조 정권의 역사인식 문제로 인해 양국의 정권교체 이후 정상회담이 한번도 열리지 못할 만큼 관계가 삐걱대고 있는 상황에서 김 차관이 언급한 자민당의 대승이 한·일관계에 어떻게 작용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김 차관은 사이키 아키타카 외무성 차관과 가진 회동에서 양국 공통의 관심사에 대한 전략적 소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 아래 한·일 외교차관 간의 상시 외교 채널을 가동키로 합의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남혁상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