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反푸틴 야권 지도자 징역형

입력 2013-07-19 02:27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해온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37)가 18일(현지시간) 지방정부 재산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BBC가 보도했다.

러시아 키로프시 레닌스키 법원은 선고공판에서 나발니가 2009년 키로프주 정부 고문으로 일하면서 1600만 루블(약 5억6000만원) 규모의 주정부 재산을 횡령했음이 인정된다며 5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나발니는 즉시 법정 구속돼 구치소에 수감됐다.

나발니는 그동안 연방수사위원회가 제기한 혐의들을 강하게 부인하며 당국의 수사가 자신의 반정부 활동과 연관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변호사 출신의 유명 블로거인 나발니는 2011년 12월 총선 이후 선거 부정과 푸틴 대통령 3기 집권을 규탄하는 야권 시위를 이끌면서 반푸틴 저항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주목받아 왔다.

나발니에 대한 유죄판결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외의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은 “내가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은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에 독립적 재판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해준다”며 “재판을 정치적 반대자들과의 싸움에 이용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마이클 맥폴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나발니에 대한 유죄판결과 재판 과정의 명백한 정치적 동기에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다.

맹경환 기자